“자원도, 돈도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현재와 같은 성장이 가능했던 건 교육의 힘이죠.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 교육은 붕어빵 기계에서 찍어낸 듯 획일화된 인재만을 양산하고 있어 문제입니다.”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 김경호 상무는 한마디로 “이론보다는 실무에 능한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김 상무는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도 사회·기업에 투입되려면 재교육을 거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김 상무는 지난 15년간 대학과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이 함께하는‘산학협력 아카데미’를 통해 1만 여명의 대학생을 만나왔다. 그는 “20대 청춘들을 만나 그들과 호흡하며 인생의 선배이자 멘토로서 함께할 수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상당수 대학생들이 자신만의 꿈도 없이 그저 남들과 비슷한 인생을 살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은 만나다 보면 목표 없이 살아가는 친구들을 많이 보게 되요. 무엇을 위해 자신이 살아 있고 공부하고 있는 지 먼저 깨달아야 해요. 그렇게 하려면 자신의 꿈을 먼저 설정하고 그에 맞는 인생 설계가 이뤄져야 하는 데 현재 우리나라 사회·교육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죠.”
김 상무는 “21세기 기업의 환경이 변화되면서 눈에 보이는 스펙보단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해 온 인재를 원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기존의 학교중심 교육에서 붕어빵 찍어내 듯 획일화된 졸업생을 양산해 내는 대학은 이미 무한 경쟁사회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가 아닌 학생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대학은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고기 가운데 상어는 유일하게 부레가 없이 태어나요. 알다시피 부레가 없으면 모든 물체는 가라앉게 됩니다. 그래서 상어는 가라앉지 않으려 태어나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몸을 움직인다고 해요. 이러한 움직임은 훗날 상어를 바다의 절대 강자로 만들어 주죠. 대학의 생존도 똑같은 이치라고 생각해요.”
그는 “대학이 시대에 발 맞춰 학과를 조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학생들이 대학 4년 동안 배운 내용을 졸업 이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가 시간 낭비이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문학적 기본 소양을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교양 학문을 탄탄히 교육한 후 사회·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용 학문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게 김 상무의 생각이다.
김 상무는 “단순한 체육학과보다는 우리의 삶과 문화의 수준에 맞춘 레저스포츠학과, 우리나라의 전통 장례를 보존하고 계승할 수 있는 장례학과처럼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신(新) 고부가가치 학과를 통해 학생들의 꿈이 좀 더 구체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상무는 “교육현장에서 꿈과 목표가 뚜렷하지만 경제적인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많이 봐왔다”며 “대학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이 같은 학생들을 응원해주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제도가 더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발간한 도서의 인센티브와 대학 강의를 통해 생기는 보수 전액을 교육 현장에서 만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말단 직원에서부터 시작해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참 많이 힘들었다”며 “과거 나와 같은 학생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끝으로 ‘동즉사(同卽死) 이즉생(異卽生)’을 강조했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는 남과 같으면 죽고 남과 달라야 살 수 있다는게 그의 확고한 신념이다. 김 상무는 “대학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차별화 된 브랜드를 구축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 대학사회가 학생들을 위해 변화돼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