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총리공관에는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하여,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중국의 장쩌민 주석, 영
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 한국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세계각국의 전·현직 정상의 기념식수가
명패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그중 유독 눈에 뛰는 나무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김 대통령이 식재한 나무였다. 대부분의 나무가 북미
산 단풍나무였는데 김 대통령의 나무는 키가 작은 한국산 가문비 나무의 일종으로 잎이 마르고 줄기가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북미산 단풍나무는 모두 싱싱한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었다.
현지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캐나다 총리공관에서는 각국의 정상들이 기념식수를 할 때 현지의 토양과
기후환경을 고려 북미산 단풍나무를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특별한 경우 정상들이 원하면 다른 수종을 식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중국
의 장쩌민 주석의 소나무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물론 장주석의 소나무도 아름드리를 이루며 잘 자
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매번 한국인 관광객을 데리고 이곳을 방문하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식재한 나
무가 죽어가고 있어 관광객들이 상당히 안타까워한다"고 전했다. 또한 "별다른 조처없이 방치한 기간이
상당히 오래되었다"며 "그 나무를 볼 때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이 상한다"고도 했다.
필자도 가뜩이나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우리 나라의 실정을 보는 것 같아 언짢은 마음으
로 다음 일정을 보내야 했다.
애초 그 수종을 선택한 그 나름대로의 의의는 있겠지만, 사전에 캐나다의 기후와 토양 등을 고려하지
않은 관계자의 시행착오와 죽어 가는 나무에 대한 보고를 사전에 받았을 정부가 적절한 조처를 치하고
있지 못함이 한심할 따름이다.
캐나다 관광의 주요 코스인 총리공관을 방문하는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이 김 대통령의 기념식수를 보고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또한 그곳을 둘러 본 한국관광객들이 언제까지 자국의 대통령의 명패와 함께
있는 기념식수의 병든 모습에 언짢아해야 할까?
아마 그곳을 다녀온 모든 한국인의 마음도 필자와 같았으리라. 빠른 시일 내에 관계당국의 적절한 조처
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