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쟁력은 19개 OECD 회원국과 다른 발빠른 국가 30개를 합친 49개 국가를 꼴찌에 가깝다는 조사가 나왔었다.
이것은 지식을 창출해 내는 우리 대학의 국제적 순위에서도 이미 짐작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국가 경쟁력이나 대학의 순위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 상태로는 한계에 부딛힐 수밖에 없는 근원적 이유 세가지가 있다.
그 중 첫째는 영어공부로 인한 시간 정력 박탈, 둘째는 입시 준비로 바보 되기, 셋째는 병역으로 3년 썩기다.
이중에서 우선 영어문제만 짚어보자. 우리는 밖에 나가 경쟁력을 얻으려면 영어가 필수라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영어 한마디 못하면 외국에서 공항문 한번 빠져나가기 조차 힘들 터이니까. 그런데 과연 우리가 영어를 남들만큼 못해서 국가경쟁력이 뒤지고 있는 것일까?
일본은 금년부터 종합시험의 외국어 과목에 한국어를 포함시켰다. 여기서 한국어는 제2외국어가 아니다. 그들은 아무 외국어나 하나만 잘 하면 된다. 즉 영어 대신 한국어만 잘해도 세계적인 도쿄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들의 국가경쟁력은 우리보다 훨씬 상위권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영어공부로 한눈 팔고 진을 다 빼고 있을 시간에 이들은 전문분야에 힘쓰며 앞질러 가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세계 속에서 하는 경쟁은 전문실력 경쟁인데 토익시험 경쟁인줄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우리 한국이다.
어떤 가정에서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영어 테이프를 틀어준다고 한다. 좀 크면 외국인 영어 학원에 보낸다. 거기에는 한국인 교사도 있지만 그들은 이름도 해괴하게 '조지 킴'인지 뭔지 일제시대처럼 창씨개명하고 더러는 노랑머리다. 그리고 방학 때가 되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로 왕복하는 비행기 안이 어린이 해외 영어연수단과 그 어머니들로 야단법석인 경우가 많다. 마치 한국인의 태반은 영어공부를 위해서 태어난 민족같다.
그런데 영어는 무엇인가? 그것은 도구과목일 뿐이다. 즉 지식 전달의 도구요 수단일 뿐이며 지식 자체는 아니다. 미국에도 영어를 잘 하는 바보가 얼마든지 있는 것처럼 우리가 아무리 영어를 잘 해도 현장에서 써먹을 지식과 기술이 없으면 바보다. 그러므로 일찍부터 전문영역에 매달려야 할 많은 시간을 영어공부로 허비한다면 그 나라는 아무리 달려도 원천적으로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이런 바보짓은 대학의 연구성과 등 효율성 전반에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일찍부터 영어공부에 쏟은 시간과 정력의 반만 자기 전문영역에 쏟아 왔다면 우리는 그만큼 그 영역에서 더 실력자가 되었을 터이다. 바꿔 말해서 영어공부 때문에 우리는 그 성과 분량만큼 낙후한 것이며 그 연장선상에 학생이 있고, 교수가 있는 이상 대학의 연구성과도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밑돌 수밖에 없다. 이런 풍토 때문에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많은 인문 사회분야 연구실적 까지도 국문 논문은 영문의 반밖에 안 쳐 주는 해괴한 대학들이 생긴다.
과거에 한문 공부에만 매달리며 수백년 중국의 문화적 종속국을 면치 못하던 바보짓을 왜 우리가 지금도 반복해야만 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