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여전히 관료주의적 권위주의적 행태에서 과거의 군사독재와 지금의 정부가 다른 것이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리고 국민의 정부가 지금까지 교육공약을 14%밖에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오만한 권위주의 때문이며 한편으로는 교육논리를 내던지고 정치논리, 경제논리에 빠져서 본궤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다.
그러나 과거의 풍토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김대중 정부가 전반적으로 그렇듯이 교육부도 막강한 국가 권력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정부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멋대로 휘두르는 거대언론기관, 여소야대의 정치권력, 그리고 이제 최대의 교원단체인 교총까지 정치에 나서며 목청을 높이는 판에 교육부의 권위주의가 제대로 먹혀들어갈 수도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의 교육공약이 14%밖에 이행되지 못했다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부진한 원인 중의 하나 역시 국가권력에 문제가 있고 최소한도 필수적인 위신마저도 가끔 잃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난 20일 안영근 의원이 국회에서 밝힌 감사원 감사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BK21 사업과 특수목적사업으로 대학에 지원한 국고에 대한 감사결과에 의하면 여러 대학들이 그 돈을 다른 목적에 전용했는데도 교육부는 감독기관의 권위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13억원을 일반 행정실 부품구입 등 다른 목적에 써 버린 대학도 있는데 교육부는 그것을 몰랐는지 어쩐지 잘 알 수가 없다. 이와 유사한 문제로 ‘분발촉구’나 ‘경고’에 의한 불이익을 당하게 된 대학에 대해 평가를 위한 평점산출방식까지 바꾸어 가며 상향평가까지 허용한 사례도 있다 .
이렇게 교육부의 지도감독이 엄격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부로서의 국가권력이 그만큼 허약해지고 최소한도로 지켜야할 권위마저 스스로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일은 대입정책 등에서도 큰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수능고사도 교육부 소신은 접어 둔 채 언론매체들의 무책임한 선동기사에 맥을 못추고 난이도를 조절하고 있다. 꼭 나귀 팔러 장에 간 아버지와 아들 같다.
이러다가는 고교평준화 문제, 기여입학 문제 등에 관한 그동안의 정책기조가 언제 또 어떻게 바뀌고 국민을 당황하게 만들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 교육정책 기조는 그런대로 긍정적 방향을 설정해온 셈이다. 그런데 때때로 국민여론으로 위장한 특정 언론매체들의 선동에 너무 민감하다.
그런 언론이 유도해나가는 방향은 대체적으로 신자유주의다. 힘 있는 자들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 대학정원의 자율화, 입시제도의 자율화, 기여입학제, 고교평준화 폐지 등 자유 경쟁이라는 미명을 쓰고 자꾸 증가해가고 있는 논리의 근원은 대개 이같은 힘있는 자들의 지배논리에 닿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때일수록 교육부는 그동안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개혁 정책을 흔들림 없이 과감히 밀고 나가야 한다.
현 정부가 아무리 권력누수의 위기를 맞고 있더라도 정권이 언제 어떻게 바뀌든 국가대계의 교육정책은 항상 국민에게 신뢰를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