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21세기가 지식사회이고 국가와 사회의 경쟁력은 국가의 교육투자 특히 그것도 첨단지식의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교육의 질에 달려있다는 말들은 적어도 이 지표만을 통해서 볼 때 한국의 미래를 우울하게만 할 뿐이다.
다행히 IMF 경제위기를 벗어나면서 초중등부문에 대한 교육투자는 조금씩 늘어가고 있으나 대학에 대한 투자는 그냥 제자리에 머물러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교육예산을 통해 비교해보면 대학생 1명에 대한 예산액은 6백만원 수준이고, 초등학생은 2백36만원이었으며 양자간의 비율은 2.55:1이었다. 이 비율이 10년 전에는 3.36:1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결과는 대단히 충격적이다. 초중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겨우 제자리를 회복하는 동안 대학에 투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은 세계의 인터넷 강국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고 IT분야 산업들이 수출과 산업의 역군으로 한국의 경제적 도약을 추동하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힘이 어디에서 왔을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지난 1백여년간 모든 가정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가며 자녀 교육에 투자를 한 탓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국의 70~80년대 경제성장의 원인을 양질의 교육받은 노동력으로 설명하는 것은 이미 국제적 합의에 달해 있으며, 정보사회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 또한 80~90년대에 급속히 성장한 한국의 고등교육이었음도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의 숫자로만 볼 때 한국의 대학들은 멈추어 서 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모두가 대학을 다니니 질적 하향평준화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모르는 소리이다. 선진각국들은 이제서야 대학에 안가려고 하는 청소년들에게 제발 대학을 다니라고, 공부를 더 하라고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학생들의 경우는 너무나 다행스럽게 스스로 알아서 대학을 가기 위해 아직도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고 있다. 국가는 이를 격려하고 지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찬물을 끼얹고 있다. 경쟁력이라는 것은 소수만을 위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때 쌓여지는 것이다.
한국의 대학들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절대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학생등록금에 거의 100% 재정을 의존하고 있었던 대학들은 학생수가 주는 만큼 교수수를 줄여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의 대학은 국가가 전면 지원하고 있고 미국만 해도 대학재정의 3분의 1만 학생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한국은 국가의 투자가 거의 없는 편이다. 이제 미국대학의 3분의 1에 불과한 교육비 중 나머지 둘을 국가와 기업이 채워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학들은 줄어드는 학생과 등록금 수입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으면서도 보다 널찍한 공간에서 한 차원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만이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