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건은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 생겨 더 큰 충격을 안겨줬으며, 또 다른 사건은 평소 많은 학생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았던 교수에 의해 일어나 피해 학생들의 분노가 더욱 높았다.
◇한국교원대 L교수 사건 = 한국교원대 대학원 총학생회는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성희롱 L교수 퇴진을 위한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L교수 퇴진을 촉구하는 세번째 집회와 체육대회를 겸해 열린 이 행사에서 참석한 3백여명의 학생들은 L교수의 즉각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대학당국의 소극적 대처를 규탄했다.
학생들은 “진정 참회한다면 L교수는 강단에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대학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식의 사건처리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학생들은 지난 13일 오후 시한부 수업거부 운동을 진행했으며, 대학당국이 L교수를 파면시키지 않을 경우 학생총회를 열어 전면 수업거부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13일에는 청주 경실련, 여성의 전화 등 이 지역 20여개 시민단체가 사법당국과 대학측에 L교수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현재 불구속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L교수는 사건 직후 피해 학생 등에게 사과했으나 교수직을 자진사퇴할 뜻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교수는 지난달 초 있었던 대학원 과 단합대회에서 현직교사인 대학원생 김모씨 등 4명을 성추행해 학부 및 대학원생들의 퇴진요구를 받아왔다.
◇서울시립대 J교수 사건 = 서울시립대 국문과 학생들은 불편하고 혼돈스런 심경으로 스승의 날을 맞이해야 했다. 15일 오전 10시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학과 교수들을 모셔 스승의 날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행사 직후인 12시경 곧바로 한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야 했다.
스승의 날, 어울릴 성 싶지 않은 ‘보은’과 ‘항의’의 살풍경이 잇따른 것이다.
국문과 학생회에 따르면 J교수는 지난 1월말경 진로상담과 학업에 도움을 주겠다며 한 여학생(03년 2월 졸업)을 자신의 연구실로 불러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했다.
이 사실이 공개된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잇따라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7~8명의 추가 피해자들도 역시 연구실과 술자리 등에서 J교수로부터 비슷한 방식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국문과 학생들은 J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한 주(12~16일) 동안 전공수업 거부운동을 벌였다.
또 ‘성희롱 J교수 사퇴 서명운동’을 벌이고, 그 명단을 14일 청와대, 여성부, 국가인권위 등에 진정서와 함께 접수시키는 한편 대학에 설치된 ‘성폭력예방대책위’에 이 사건을 정식으로 제소했다.
학생들이 가슴 아픈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평소에 많은 학생들이 J교수를 존경할 만한 스승으로 여겼다는 것. 국문과 김모 군은 “J교수가 고지식한 학자스타일로 연구 활동이나 학문적 업적이 뛰어나 존경하고 따르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큰 배신감이 느껴진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