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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라크 현지 ‘인간방패’ 반전활동 후 귀국한 경희대 은국 군
“이라크의 평온한 삶의 모습이 더 비극적이었다”
지난달 16일 이른바 ‘인간방패’가 되어서라도 이라크전쟁을 막겠다며 요르단과 이라크로 들어갔다 지난 11일 돌아온 은국 군(경희대 한의예3)을 만나봤다.

한국 이라크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이라크 현지에서 생활해온 은국 군은 이라크 국민들은 전쟁을 바라지도, 승리를 위해 싸울 각오를 다지지도 않고 있다고 증언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비극적일 정도로 평온한 일상을 누리고 있으며 그 이유는 수차례의 전쟁이 그들에게 남긴 ‘두려움에 대한 무감각’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라크전쟁은 이들 평범한 이라크 사람들에 대한 테러일 뿐이라는 그의 일갈을 들어보자.<편집자주>

-귀국한 후 어떻게 지냈는지.

“학교에 평소처럼 나가서 강의도 듣고 친구들도 만났다. 대학 친구들이 많이 걱정했다면서 격려도 해주고 ‘살아서’ 다시 보니까 눈물이 난다는 친구도 있었다.

누구보다 부모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이라크로 떠나기 전에는 좋은 일이고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인정은 하셨지만 부모 된 마음으로 찬성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모님 마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해야 할 일일 거라 생각했고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이 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부모님도 돌아온 후 더 이해해주시고 인정해주시는 분위기이다.”

-목숨을 걸고 이라크 현지에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가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전세계에서 모인 반전운동가들과 반전집회와 평화행진,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팀은 독자적으로 이라크 어린이와 함께 평화를 상징하는 걸개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도 진행했고 완성된 그림은 마을광장에다 걸어놨다.

또 병원이나 고아원을 찾거나 폭격이 예상되는 지점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 이라크 현지에 들어간 한국 반전평화팀은 11명이다. 또 요르단에도 네 명이 머물면서 만약 전쟁이 발발할 시 예상되는 난민에 대한 구호 활동 준비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평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에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가장 어릴 줄 알았는데 일본에서 온 ‘꾸니’라는 이름의 여고생도 만났고, 19살인 대학교 1학년 친구도 만났다. 무슨 생각으로 왔을지 궁금했는데 아주 소박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꾸니는 이라크같은 중동지역에 사는 중·고등학생들과 펜팔을 해왔는데 이번에 이곳에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어려움에 처한 이라크 펜팔친구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했다. 나랑 같이 갔던 승로(경희대 1학년)는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이라크 반전평화팀은 정치적인,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소박한 바램들, 아주 단순한 희망들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미국에서 온 사람들도 많았는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는 데이비드씨를 만났다. 그는 자신이 군인으로서 베트남전에 섰던 부끄러운 과거에 대해 부채의식 같은 것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그동안 잘못했던 일들을 뉘우치러 왔다고 했다.

또 캐시라는 미국 여자 분은 자기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부끄럽고 면목없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누차 얘기했다. 그러면서 전쟁 후에도 남아있겠다고 하셨다. 이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싶지 않고 이 사람들하고 운명공동체로 살겠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병원이나 고아원이나 일반 가정집을 방문하면서 이라크 사람들을 돕고 그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이라크 사람들의 동요가 심할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아주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었고 처음 도착했을 때 유리창을 닦거나 무너지는 집을 보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이란-이라크 전쟁이나 걸프전 등을 겪으며 공포에 대해 무감각해진 상태인 듯 했다. 이런 상황이 더욱 비극적으로 보였다. 전쟁에 대한 문제가 의지대로 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그저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인데, 이라크는 흔히 알려진 대로 후세인의 나라가 아니라 ‘일상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나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이들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뿐이고 이 역시 ‘테러’에 다름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정부가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적극 동참할 의사를 밝혔는데.

“우리의 세금이 이라크의 평범한 사람들을 학살하는데 쓰는 것에 대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만약 그런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항의의 표현으로 베트남 전쟁때 미국 반전단체들이 했듯이 세금거부운동까지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한국군을 파병하는 상황까지 간다면 이라크 현지에 있는 우리 반전운동가들과 총부리를 맞댈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호소하겠다.”

최윤수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3-14 오후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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