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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에 색깔론 딱지…“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민교협 등 "냉전잣대 색깔 공세 중단해야" 성명
최근 개혁성향의 학자출신 공직후보자에 대해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색깔시비를 펴고 있는 가운데 교수·학술단체들이 학자에 대한 시대착오적 색깔몰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공동대표 박상환)와 학술단체협의회(학단협·상임대표 조희연)는 지난 29일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개혁인사를 ‘친북좌파’로 몰아가고 있다”며 “시대착오적 사상검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두 단체의 이날 회견은 최근 서동만 교수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임명과 관련해 일고 있는 색깔론 시비가 학문활동에 대한 폭력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교협과 학단협은 일부 의원과 언론이 ‘냉전수구’적 관점에서 벗어난 모든 시각을 ‘친북좌파’로 몰아가고 있다며 정략적 이익을 위해 학자의 학문활동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두 단체는 성명서에서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낡은 시대의 방식으로 개혁을 가로막고 나선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색깔시비를 주도한 이들 의원들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아울러 “학자의 논문이라는 객관적 현실탐구의 결과물을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데에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의 적극적인 부추기기가 존재했다”며 보수 언론의 색깔몰이를 질타했다.

민교협 박상환 공동대표(성균관대 교수·동양철학)는 “서 교수가 특정 공직을 맡느냐, 안 맡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색깔 공세로 학자의 학문적 성과와 사상을 재단하는 시대착오적 인식이 문제”라며 “자신의 사상적 온건함이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현실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며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조희연 학단협 상임대표(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공직자 검증을 위해 여러 기준을 얘기하다가도 사상성이라는 하나의 기준이 모든 다원적 기준을 압도하는 것이 색깔론의 특질”이라 며 “일부 수구적 생각을 가진 정치인, 언론인이 묘한 이유로 여기에 가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치학계 인사들도 서 교수에 대한 이념 공박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서 교수가 지난 정부 이래 대북 포용기조를 강조해온 대표적 소장학자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정해구 한국정치연구회 회장은 “서동만 교수나 그가 사사한 도쿄대 와다 하루끼 교수는 학계에서 온건 중도적 성향으로 통한다”며 두 사람에 대한 ‘친북좌파’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기자회견 하루 뒤인 지난 30일 노무현 대통령이 당초 내정한 대로 서 교수를 국정원 기조실장에 임명하면서 정국은 또 한 차례 색깔논쟁을 포함한 정치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최윤수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5-01 오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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