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수호 애플리케이션ㆍ소셜댓글ㆍ저소득층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보청기…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바로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최근 다양한 아이템으로 창업에 성공한 대학생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대학생 창업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6월 29일 26세 대학생이 한국최고경영자회의(이하 KCS) 아카데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대학생활정보 앱을 제작한 성균관대 박수왕 대표. 박 대표의 수상은 KCS 설립 이래 최초로 대학생 CEO가 수상한 사례가 됐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1월 이후 새로 생긴 법인 수가 5,335개라고 집계했다. 이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45.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 중 20대가 설립한 회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청년들의 창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 전경. 중소기업청에서는 각 지역 거점 대학에 창업보육센터나 창업지원센터를 두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에서는 지역마다 거점대학을 지정해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창업하는 데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창업선도대학에서는 창업지원센터 혹은 창업보육센터(이하 ‘창업지원센터’로 통일)를 운영한다. 예비창업자를 육성할 뿐 아니라 창업강좌ㆍ창업동아리ㆍ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창업지원센터의 주요 사업이다.
대학생들의 창업을 도와줄 또 다른 사업은 ‘착한기업 창업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진행된다. 한국 사회적기업 진흥원 주최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창업자금이 없는 학생들에게 사무실을 제공하고 지원금 최대 3000만 원ㆍ매월 활동비 50만 원을 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의 관심도 높다. 김정우(부산대 심리 3) 씨는 “같은 대학생 입장으로 부러울 수밖에 없다”며 “여건이 되면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영주(성신여대 한문교육 2) 씨도 “창업한 대학생들이 많이 비치다 보니 이젠 꼭 사회인이 아니라도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대학생 창업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각은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지원책을 잘 활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고병기(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 매니저) 씨는 “실제로 창업지원센터를 이용하는 학생 중에서 대학생들은 극히 드물다”며 “지원책을 일반인들이 이용하기는 쉬워도 학생들이 활용하기에는 힘들다”고 말했다.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 입장에서 사업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학생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들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으로 자본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대부분 창업지원센터에서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이하 육성사업)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는 창업자들은 약 7,000~8,000만 원의 자본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서울시 중소기업청에서 최우수 창업지원센터로 선정한 동국대 창업지원센터마저 육성사업에 참여한 대학생 기업은 약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성사업은 창업자들이 가장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대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지출 후상환’ 방식이기 때문에 8,000만 원 가까이 달하는 자본금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이 임대료와 인건비를 먼저 지불해야 하는 것.
대학생들의 자본금 지출 방식에 비해 규정이 엄격하다는 점도 창업을 어렵게 한다. 지원금이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좌측부터)강현주, 김성진, 이충현, 박동창씨로 구성된 창업동아리 우리道는 소셜커머스 관련 창업을 하고 있다.
차소영(동국대 창업지원센터 매니저) 씨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카드를 먼저 달라고 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대학생들이 사용내역을 세세하게 밝히고 여러 문서를 준비해야 하는 것에 적응하기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들어 타격을 입기보다 동아리에서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라고 충고한다. 각 창업지원센터에서 창업동아리를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지원책을 마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창업동아리 소속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데는 위험요소가 없을까. ‘동아리’가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건 아니다 보니 학생들의 경영 마인드가 부족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소셜커머스 쿠폰 서비스 사업을 하는 ‘우리道’의 박동창(동국대 영어통번역 2) 팀장은 “동아리의 대학생들이다 보니 참여 여부의 변동이 커서 업무의 지속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동아리의 성격 상한 사람이 그만두면 그 업무를 대체할 인력이 당장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