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교수7단체로 이뤄진 전국교수단체연대가 주최한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원로 및 중진교수 기자회견’에서 참석 교수들은 “정부와 대학당국은 시간강사 문제의 책임 당사자로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 역시 선배 교수이자 학문 동료로서 배타적 권리의식을 누리며 대학·재단과 함께 시간강사제도를 악용해 온 책임이 있다”며 자성의 뜻을 표했다.
원로·중진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지는 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온 대학당국의 비인간적 처우와 이를 개선하고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의 무책임, 그리고 학문동료인 시간강사 문제를 등안시 해온 전임교수의 무관심이 빚은 합작품”이라며 밝혔다.
이들은 “따라서 우리 원로·중진 교수들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실질적 개선이 있을 때까지 비정규 교수들과 함께 1인 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와 대학당국도 전임교수의 법정충원률을 준수하고, 시간강사에 교원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강사들이 연구와 강의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로·중진 교수들은 강사문제 해결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논란에서 “시간강사에 대해 왜곡된 채 퍼져있는 사회의 인식을 볼 수 있다”며 교정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들도 시간강사 문제를 학문연구와 교육이라는 연구자 본연의 사회적 역할에서 바라보지 않고, 기초적 전공강의나 교양강의를 통해 교수로서의 강의능력을 쌓게 하는 통과의례로 봐왔던 게 사실”이라며 강사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편승, 침묵해온 것에 대해 먼저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 ▲ 성균관대 성대경 전 교수는 "오늘 회견은 만시지탄의 모임"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이날 원로·중진 교수들은 자책감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소회를 각각 밝히기도 해 눈길을 모았다.
성균관대 이운구 전 교수는 “현직에 있을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데 용기를 못내고 여기까지 왔다”며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학문 후배들에게 용서를 구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성균관대 성대경 전 교수는 “귀중한 연구자를 잃은 후 열린 만시지탄이 있는 모임”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시간강사 문제의 해결은 개인의 생계문제를 떠나서 학문의 장래가 달린 문제인 만큼 대학과 사회가 방치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전국교수노조 황상익 위원장(서울대 교수)은 “(교수노조 차원에서) 시간강사 처우개선 문제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현안이라 누누히 밝혀왔지만 해결을 위한 노력은 미흡했다”며 자성했다.
이날 성명에는 변형윤·김진균·백낙청(서울대), 성대경·이운구(성균관대), 조동걸(국민대), 주종환(동국대), 박영신(연세대), 국순옥(인하대) 전 교수, 신영복(성공회대), 강정구(동국대) 교수 등 원로 및 중진교수 30여명이 참여했다.
원로·중진교수들은 매일 정오께 1시간씩 교육부 앞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으며, 회견당일은 첫 번째 시위자로 노태구 경기대 교수가 나섰다.
한편, 교수단체들은 지난달 19일 국가인권위에 시간강사 인권침해 문제를 제소한데 이어 2일 국회와 함께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정책토론회를, 8일에는 청와대 앞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