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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뉴스위크의 ‘글로벌 100대 대학’ 발표 의미
변기용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원개선팀장
최근 뉴스위크지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대학’에 한국 대학이 1곳도 끼지 못했다고 해서 화제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이 5개 대학, 홍콩과 싱가포르도 각각 3개 대학, 2개 대학이나 선정되었는데 한국대학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와 영국 더 타임즈의 평가지표를 상당 부분 그대로 사용한 이번 ‘뉴스위크’의 평가지표는 (1)빈번하게 인용되는 연구자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와 사이언스 게재 논문 수, 사회과학 논문인용지수인 SSCI와 예술·인문과학 논문인용지수인 A&HCI(50%), (2)교수 대 학생비율, 교수당 논문인용수, 외국인 교수 수, 외국인 학생 수(40%), (3)도서관 장서규모(10%) 등 크게 3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얼핏 보더라도 대부분의 지표들은 장기간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져야 개선되는 지표이거나(교수 대 학생비율(’05)-하버드대 6명, 동경대 10명, 서울대 18명, 도서관 장서 수(’05)-하버드대 1,500만권, 동경대 830만권, 서울대 249만권 등), 언어적·문화적 장벽해소와 국가 브랜드의 개선 등 기초여건이 먼저 구축되어야 하거나(외국인 교수 수, 외국인 학생 수), 평가지표 자체가 언어적·문화적 영향이 커서 계량화하여 국제비교하기가 성격상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운 지표 (SSCI와 A&HCI)등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은 비교적 언어적, 문화적 영향이 적은 학문분야인 SCI급 논문 수로만 따지면 이미 한국이 세계 12위권이며, 대학별로 따져도 논문 수 기준으로 국내 5개 대학이 200위권 내에 들었다는 사실(서울대 30위, 연세대 104위 등, ’05년 기준), 그리고 ’02~’03년도의 서울대와 미국 10~30위권 대학의 논문피인용 지수를 비교한 결과(미국 3위권 대학을 100%으로 보았을 때 서울대는 74%, 미국 10~30위권 대학은 54%)가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언론사에서 발표하는 대학별 랭킹은 포퓰리즘에 바탕한 가장 대중적인 지표이다. 대부분의 상황 정보를 과감히 생략하고, 구하기 쉽고 이해가 쉬운 정보만을 가지고 줄을 세운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가지표의 선정에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가 있고, 그 결과의 해석도 사실과는 다를 개연성이 당연히 존재한다. 따라서 이런 평가를 통해 우리의 약점과 강점을 되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계기로 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이상의 지나친 의미 부여는 분명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연구역량 평가 이외에 이번 뉴스위크 평가에서 특히 강조된 부분은 외국인 교수 수, 외국인 학생수로 대변되는 대학의 국제화, 개방화 수준이다. 대학의 국제화가 세계 고등교육 시장의 주된 흐름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대변해 준 셈이다. 한국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 초·중등학교의 영어교육 강화, 대학의 영어강의 비율 확대, 외국인 교수 및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등…. 언론이나 학계에서 무수히 논의된 내용들이다. 이러한 방안의 당위성에 대해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문제는 이 모든 방안이 엄청난 재정투자나 국가 자체의 매력도 증가와 관련이 있어 하루아침에 그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 개선 가능하고, 중·장기적으로 가장 파급효과가 큰 방안은 국제수준의 고등교육 평가체제를 구축하여 고등교육의 국제화, 개방화를 촉진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다. 최근 유네스코와 OECD에서는 국가간 학생·교수·연구자 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고등교육의 질 보장을 위한 유네스코-OECD 국제 가이드라인(Guidelines for Quality Provision in Cross-Border Higher Education)’을 마련한 바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국가 수준에서 대학자체와 외부기관에 의한 평가체제를 갖추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각 국가별로 신뢰성 있는 교육의 질 보장체제를 구축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국제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국가별로 적절한 고등교육 평가기제가 마련되지 않은 곳은 향후 국가간 고등교육 교류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선언한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국가수준의 고등교육 평가기구를 신설, 재정비(일본 NIAD-UE, 2000; 스위스 OAQ, 2000; 노르웨이 NOCUT, 2002; 호주 AUQA, 2002 등)하는 등 고등교육의 질 보장을 위한 국가수준의 평가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여하히 국제적 조류에 맞추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고등교육의 국제화가 세계적 흐름이 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고등교육 질 보장 장치의 마련이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 질 낮은 교육을 공급하는 외국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으로부터 우리 학생들을 보호하고, 아울러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국제 통용성을 높여 학생, 교수, 연구자들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 질 관리체제를 국제적 수준으로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6-09-01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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