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되면 수도권 대학설립 ‘러시’ 가속화 전망
이에 따라 수도권에 대학설립을 추진해왔던 10여개대학은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남양주시에는 중앙예술대학과 경복대학이 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이며 삼육대도 분교 설립을 모색해왔다.
동두천에 한북대학, 가평에 청심신학대학원, 양주에 대진대 본교 및 분교설립 계획도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 중에는 기왕에 대학설립을 추진해온 대학들이 대부분이나 ‘수도권 집중화를 심화시킨다’는 대외명분상의 문제점 때문에 물밑서 진행하던 추진과정상의 어려움이 해소되면서 대학설립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개적으로 대학 유치를 추진해온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대목. 파주시는 2년제 및 4년제 대학의 설립에 심혈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 관계자는 “산학연 협동은 자족형 도시의 필수조건인 만큼 4년제 대학은 우리 시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신설이 어렵다면 수도권 4년제 대학의 분교라도 유치하고 여의치 않다면 기존 전문대나 새로 유치된 전문대를 4년제화라도 할 계획”이라며 대학유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파주시에는 이미 웅지세무대학이 교육부 설립허가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캠퍼스가 건설 중으로, 시는 대학의 편의를 위해 시가 18억원 규모의 진입로를 개설해주는 등 꼼꼼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시는 앞으로 4년제 대학 유치를 위해서도 이같은 물량공세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일부 대학들도 이 지역에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통로로 시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주시 관계자는 서강대가 분교설립을 위해 여러 차례 시와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국제외식관광대학, 신흥대학 등 전문대학들도 현재 이 지역에 캠퍼스설치를 타진 중. 파주시는 두 대학이 교육부 설립허가를 받을시 대규모 시유지를 불하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이밖에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이번 대학설립 대상지역에서는 제외된 고양시는 이 지역에 3개 단과대학 건립을 추진 중인 동국대와 여러 차례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경희대와도 분교설치 등을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측은 “그동안 4년제 대학 유치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보호지역 등 각종 규제로 사업이 주춤한 상태였다”며 “4년제 대학 설립이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유치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교부 개정안 교육부 기존방침과 정면배치…조율 수준 주목돼
그러나 일부 지자체와 대학들의 이런 소망이 현실화될 지는 미지수이다. 정작 대학설립 인가권을 가진 교육인적자원부의 반응이 냉담하기 때문이다. '
교육부는 지나치게 많은 대학으로 인해 문제가 돼 대학M&A를 교육의제로 공식화한 마당에 수도권 대학신설을 허용하기로 하는 건교부의 개정안이 발표되자 생뚱맞다는 표정이었다.
또 대학입학자원의 수도권 편중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수를 늘리는 정책이 초래할 모순도 우려스럽다는 반응. 이에 따라 최근 건교부 측에 대학신설 허용을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 전달하기도 했다.
교육부 대학행정지원과 관계자는 “건교부 말마따나 수도권내 균형발전도 중요하긴 하나 교육부로서는 ‘전국 대학간 불균형 발전’ 문제에 대해 더 고민을 쏟아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학입학자원의 대규모 수도권행 엑소더스로 사면초가에 빠져있는 지방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정부가 지방대 육성을 핵심 교육정책으로 내세우고, 지방대 고사 위기의 해소를 위해 특단의 대책까지 공언하고 있는 시점이다.
수도권 4년제 대학 설립 허용에 대해 전남 D대학 기획처장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과 맞물려 수도권 대학들이 충청·대전 지역에 분교를 설립할 움직임이 있는 상황”이라며 “설상가상으로 일부 지방대나 전문대가 수도권으로 이전하거나 분교를 설치하면 수도권과 충청·대전권 대학으로 사람이 몰리는 편중현상이 심해져 결국 영호남 대학들만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북대 김윤상 교수(행정학·토지정책 전공)는 “수도권 균형발전 차원이라면 수도권 인구 재배치를 하겠다는 말일 텐데 이를 위해서는 대학 이전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대학신설 허용 방침은 수도권 균형이 아닌 집중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 도시 전문가들은 지역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대학설립을 규제하는 것은 비효율적, 비생산적으로 교통 등 다른 분야에도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시·군별이 아닌 권역별 규제로 전환, 교육 등 인프라 확충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의 개정(안)이 그대로 실현될지, 교육부의 뜻대로 손질될지, 과거의 사례처럼 대학신설을 허용하되 총량제 도입 등으로 일부 제한을 가하는 식이 될지는 부처간 협의가 끝나는 6월 안에 결정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나라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 설립이 ‘남는 장사’라는 대학 재단들의 인식, 5백~1천억원에 이르는 경제효과를 통해 저개발 상태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겠다는 해당 지자체들의 야심이 건교부의 이번 개정안 발표와 맞물려 수도권 대학설립 논의에 물꼬를 틔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