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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대의 어둠을 밝힌 비판적 지성 1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
“더불어 함께 공존하는 삶”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파워엘리트’, ‘메인스트림(주류)’으로 서울대의 메타포를 정리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박해받고 왕따 당하고 폭력에 갈가리 찢기면서도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워왔던 이들의 의기 역시 관악 교정의 곳곳에 고고히 서려있다. 그들의 삶은 가난했지만 남루하지 않았고 처절했지만 처연해 보이지 않는다.

여기 삶의 길라잡이가 되어줄 두 선배의 삶을 소개한다. ‘가시밭길을 가라’고, 그 안에 ‘진실’이, ‘행복’이 담겨있다고 이야기를 건네는 그들의 낮은 목소리에 ‘아름다운 삶’을 위한 갈증으로 목이 메일지도 모르리라.

어둡고 음습한 그늘에서 피어나 수천 수백의 꽃씨로 세상을 밝게 물들이는 ‘민들레’라는 꽃이 있다. 그런 민들레에 가장 적절한 비유는 신영복 선생 같은 분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감옥이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20년의 청춘을 묻히고도 그는 그 아픔과 절망을 다시 인간에 대한 신뢰라는 맑은 물로 길어 올린다. 68년 육군 사관학교 교관 시절, 그는 통일 혁명당 사건으로 사형을 언도 받고 이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다. 통일혁명당은 그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재학시절 당시 민주적 성향을 지닌 써클 활동에서 만들게 된 지하조직이었다.

그러나 그가 더욱 빛나는 것은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뿐만이 아니라 그가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길러낸 사색의 깊이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작은 엽서에, 또 그것이 없을 때는 두 장씩 지급되는 휴지에 깨알같이 적어 가족들에게 보냈던 감옥 안에서의 단상들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수필집으로 출간되고, 수정처럼 맑은 사유와 절제된 문장은 우리 시대 최고의 수상록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세상의 약하고 작고 힘없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들을 우리 안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리고 존재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도록 이끈다.

많은 지식과 물질적 풍요, 명예와 지위처럼 ‘존재론’적 가치에 함몰돼 있는 현대인의 강박증은 자신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 상처를 입힌다.

그래서 ‘관계’ 안에 포섭된 자신을 보라고 충고한다. 나무와 들풀과 한들거리는 바람도 모두 ‘우리’의 일부라는 선생의 철학에 우리는 ‘나’가 ‘우리’안에 있음을 상기하게 된다.

하염없이 어둡고 쓸쓸한 인고의 시간 속에서 ‘비로소 걸음걸이를 얻었다’는 선생의 엄정한 자기성찰과 인간에 대한 따스한 눈길은 메마르고 삭막해진 사람들의 마음에 부끄러움을 불러일으킨다.

●신영복 교수가 걸어온 길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신영복 선생은 지난 1963년과 65년, 서울대 상과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 강단에 섰다. 이후 68년 ‘통일혁명당’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 후 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과 한국사상사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등의 책을 통해 인생에 대한 사유와 성찰의 깊이를 보여줬다. 지난 98년 출소 10년만에 사면복권 됐고 현재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서 고전강독을 하고 있다.

최윤수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2-18 오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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