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정기예금에 부을지, 펀드에 투자할지’, ‘유통쪽으로 취업방향을 잡을지, 금융계로 결정할지’,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중소기업인 우리 기업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 ‘그렇다면 나의 고용안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우리의 일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정보들이 경제와 연관을 맺고 있다.
최근 일간신문에서 경제 섹션이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경제분야를 담당하는 기자의 수가 전체 기자 중 가장 많다는 사실은 이러한 현실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경제정보를 우리의 눈앞에 매일 제공해주는 경제뉴스는 과연 얼마나 믿을만 할까. 저자는 14년동안의 경제부 기자생활을 정리한 후 미국 유학생활 중 국제경제 수업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머리가 희끗한 교수는 강의 첫 시간에 “우선 월스트리트 저널과 이코노미스트는 꼭 읽으세요. 가급적 뉴욕타임스도 보십시오. 정확하고 수준높은 기사가 많아 경제를 보는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각 신문별로 몇몇 기자의 이름을 거론한 후 “이들의 이름이 들어간 기사나 칼럼은 꼭 찾아서 읽으세요. 아주 통찰력이 뛰어난 기자들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순간 저자는 부러움과 착잡함이 교차함을 느꼈다. 우리 신문의 경제뉴스를 언급하면서 과연 저러한 믿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고 자문해봤지만 오히려 신문에 나는 것은 엉터리가 많으니, 조심하라고 충고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그 짧은 순간의 부러움과 착잡함, 한국의 언론인으로서의 자괴감이 바로 이 책 ‘경제뉴스의 두 얼굴’이 세상에 나온 배경이다.
저자는 기자 인력은 제자리에서 머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이뤄진 경제뉴스 증면경쟁이 무리한 ‘기업 띄워주기’나 ‘인물 띄워주기’의 결과를 빚고 결국에는 심층,탐사보도 등 양질의 기사 생산을 가로막아 독자에게도 무익하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자전거 일보’로 불리는 거대 족벌언론이 발행부수공사(ABC제도)를 목전에 두고 ‘확실히 경쟁자를 기죽일 수 있는’ 방안으로 선택한 것이 경제섹션 증면이라는 카드였다”는 분석은 매우 설득력 있다. 이밖에 동아일보와 삼성, 중앙일보와 삼성이 각각 혼맥과 처남, 매형 관계로 얽혀 ‘언(言),경(徑) 커넥션’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구체적 자료를 제시하며 날카롭게 지적한다.
결국 저자의 주장은 자사 이기주의에 함몰된 언론의 경제관련 보도도 한보 사태, 기아, 현대, 삼성, IMF 등 국가적 위기에 큰 책임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또 그 근거로 각 국면마다 영향력 있는 신문들이 어떤 식으로 권력이나 자본과 결탁해 공범 노릇을 하고 국민들을 속였는지 상세히 고발하면서 기만과 사기의 ‘공식’까지 명료히 제시한다.
저자는 이렇게 문제많은 경제뉴스를 바꾸려면 무엇보다 독자의 책임이 크다고 역설한다. “(언론이 제대로 일하게 하려면) 시민들이 공정하게 보도하는 언론을 선택하고 그렇지 못한 언론은 외면해야 한다. 자전거나 TV를 준다고 해서 아무 신문이나 볼 것이 아니라 바르게 보도하는 신문을 선택해야 한다”.
‘불량식품 사먹지 않으면 없어진다’는 경제원칙을 상기하자는 충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