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대규모 다단계 판매의 덫에 걸려든 사실이 드러났다.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나 20대 무직자·취업준비생 등이 단체로 얽혀들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다단계 판매영업에 지원한 대학생 등에게 강제합숙 교육과 물품 구입 등을 강요한 혐의로 다단계업체 대표 조모씨(30) 등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관련자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씨 등은 2009년 12월쯤부터 송파구 거여동·마천동 일대의 사무실과 교육장에서 3단계 이상의 판매조직을 거치는 불법영업을 벌였다. 최근까지 피해자 170여명에 12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대 전후 대학생들을 상대로 다단계 범행을 저질렀다. 대기업 취직이나 방위산업체 채용 알선 등을 미끼로 접근했으며, 주로 지방에서 상경한 청년·대학생들이 범행에 걸려들었다. 피해 대학생들은 등록금 벌이나 취직 자리 소개로 생각하고 제의를 받아들였다 다단계의 덫에 빠졌다.
속내를 모르고 다단계 영업에 지원한 청년·대학생들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강제합숙에 핸드폰을 뺏기고 통화와 문자 메시지도 감시받는 생활을 해왔다. 교육이 끝난 뒤에도 ‘매니저’들의 통제를 받으며 외출도 자유로이 못하는 처지가 됐다.
조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제2금융권에서 수백만원씩 대출을 받게 했고, 고가 제품의 시중 판매에 실패한 피해자들은 판매 할당된 상품을 스스로 사용하고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새로운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고, 결국 일부는 신용불량자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역 다단계 판매 피해자들은 이른바 ‘거마대학생’으로 불리게 됐으며, 주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이 우발적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찰은 거여동·마천동 일대 5천여명의 판매원이 5개 다단계업체와 600여개 방문판매업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중 불법영업 등 피해사례가 잇따른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송파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해 종합치안대책을 마련하고 다단계 특별수사팀을 새로 편성했으며, 거마대학생에 대해서는 다단계영업의 실체를 알려 선도키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경찰 측은 “거마대학생들로 인한 각종 병폐를 해소하고 이들을 가정 등 정상적 일상으로 복귀시켜 더 이상 이 지역 주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