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통폐합에 있어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과연 대학 연합이나 통합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이다.
이들 대학의 움직임에 앞선 지난 2001년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경북대와 금오공대, 대구교대, 상주대, 안동대 총장이 모여 2010년까지 ‘연합체제’를 만들기로 했으나 별다른 변화를 찾아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구성원들이 ‘통합’을 통한 시너지효과에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구체적 군살빼기 작업이 시작되면 신분불안정을 느껴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 교수 학생들의 반발은 당장 물리적인 통ㆍ폐합은 없다고 하지만 결국 유사중복학과는 '시장논리'에 의해 통ㆍ폐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특히 산업계의 수요가 적은 학과는 우선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모교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국립대 직원들 역시 통폐합 논의 때마다 경상비 절감 등을 언급하는 데에 대해 직원감축 등 신분상의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조 교육기관본부 이태기 본부장은 “국립대의 ‘연합’계획은 말장난이며 교수들의 저항을 뚫을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라며 평가절하하고 “교육부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이거나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는 것 같다”며 통합의 현실성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7월 전남대와 경원대 등 일부 대학이 추진했던 ‘학과 구조조정’ 등 제한적 변화조차 구성원들이 완강하게 저항해 어려움을 겪었던 현실도 이를 반증한다.
광주전남 국립대들이 연합대학 성사의 첫 번째 관문을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대로 보고 이달 초부터 각 대학을 순회하며 합동설명회를 갖고, 그동안의 진행과정과 향후 추진방향을 설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까닭이다.
아울러 각 대학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경우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과 수능점수로 매겨진 암묵적 대학서열과 이로 인한 동창회의 반발, 지역민의 정서도 중요한 고려 요인. 하지만 이러한 난점을 우회하려 든다면 비슷한 전공별로 모아만 놓는 ‘구색갖추기식’ 통폐합이 되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통한 군살빼기와 경쟁력 제고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 때문에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는 지경이다. 무엇보다 양적·수적으로만 팽창한 대학 간 통합은 대학개혁의 시발점이라는 원칙적 공감대가 대학 내부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지역혁신체제, 산학협력체제, 지방분권 등 현 정부가 내세운 국가개발정책의 근간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국립목포대의 한 교수는 “교육부의 유인 강도가 점차 높아지게 되면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통폐합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어 ‘연합 수준이라도 차라리 자발적으로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