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대학행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제주교대 교수채용 의혹 파문 확산
연구실적물 허위 공방에 심사조작 논란 파문
시민단체, 의혹해결 위한 범도민대책위 출범
제주교대 교수불공정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7개월째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의혹 해결을 요구하며 범도민대책위를 꾸리고 나섰다.

지난 18일 제주 여민회, 참여환경연대, 흥사단 등 제주도내 20개 교육·사회·문화예술단체들은 ‘제주교대 미술교육과 신규교수채용 의혹 해결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후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교대는 신규임용된 정모씨가 제출한 책자와 그의 글의 허위조작 사실들에 대해 즉각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신규교수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연구실적물의 정당성인데 정씨의 글은 논문의 체제나 형식을 갖추고 있지 못할 뿐더러 대부분 허위조작된 글임이 이미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선 지난 7월 제주교대 학생, 졸업생, 대학원생 학부모와 교수협의회 등은 교수채용 의혹의 해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통해 대학당국에 교수임용 투명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진상규명을 촉구해왔으며 이번에 제주지역 각계 단체들이 참가함으로써 교수임용 불공정 의혹 파장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사건 전개 = 지난해 10월 미술교육과 교수공채 공고를 낸 제주교대는, 지난 2월 신임교수로 정모씨를 임용확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공 적부심사 및 실적물 심사에 참여했던 임모교수가 정씨의 연구실적 논문에 문제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임교수는 심사자료 재열람을 요청했으나, 대학당국이 이를 거부하자 교육부에 탄원서를 냈다. 그러나 교육부가 사실여부에 대한 실사 없이 대학측에 다시 이 건을 이첩함으로써 불공정임용을 놓고 학내 논란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임용탈락자 양모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국회 민원을 통해 문제가 된 정씨의 책자를 입수, 분석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4월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양씨가 불공정 의혹을 제기하며 임용권자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 4차례 공판이 열렸고 오는 9월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의혹 내용 = 대책위는 임교수가 연구실적물의 수준과 그 진위가 미심쩍다며 재열람을 요구하자 학교측이 실적물을 바꿔치기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교수는 이와 관련 “심사 당시 정씨의 책자 표지에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원’이라고 분명히 쓰여있었다”며 “조잡한 책자가 교육부의 지원을 받은 게 믿기지 않아 이 책자에 대한 지원 여부를 교육부에 직접 확인하는 등 진위를 가리려 하자 대학측이 서둘러 정씨의 책자표지 등을 바꿔버리는 조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로 내놓은 책자 역시 의혹투성이라는 것이 대책위측 주장. 이번 미교과 임용세부 조건에 따르면 심사대상으로 인정되는 연구실적물은 ‘교육부(학술진흥재단) 또는 한국학술단체연합회가 인정하는 미술교육학술단체에서 발표된 논문’이어야 한다.

그러나 대책위는 바뀐 책자조차도 이 범위에 벗어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책위는 “정씨의 책자를 발행한 ㄴ연구회는 지난 98, 99년에 교육부의 지원을 받았을 뿐, 정씨의 글이 실린 책자를 낸 2001, 2002년에는 지원받은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ㄴ연구회 회장인 공모씨의 진술을 인용, “2001, 2002년 정씨는 이 연구회의 연구자 목록에도 없었고, ㄴ연구회는 학회가 아닌 미술교사들의 동호회 모임일 뿐”이라며 정씨의 책자는 논문집이나 정기간행물이 아닌 동호회의 교육활동자료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씨가 인용출처를 밝히지 않고 논문의 대부분을 작성, 표절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씨가 제출한 두 책자는 각주를 쓰지 않고 참고문헌과 본문 내에 간간히 출처를 표시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대책위는 또 “두 책자의 발행일자도 조작됐다”며 “2001년 5월 발행된 책자의 경우 2002년 3월 발행된 논문이 인용되는 등 조작의 흔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학당국은 대책위의 의혹제기를 전면 부인하면서 “대책위가 여론몰이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학 고대만 교무처장은 “책자 표지를 바꾸었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임교수가 대학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선입견을 갖고 부정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몰고 가기 때문”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또 “정씨의 논문을 낸 ㄴ학회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증빙자료도 갖고 있다”며, 해당 논문은 심사대상 적격이라는 입장. 고 처장은 “ㄴ학회가 교육부의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만큼 ‘교육부가 학술단체로서 인정하는’이라는 조건에 부합된다”고 답했다.

그는 표절의혹에 대해 “각주형식을 안 썼을 뿐이지 참고문헌이 책 말미에 적시됐고, 본문을 봐도 ‘교육과정에 따르면’, ‘교과용지도서에 따르면’ 식으로 출처가 밝혀져 있다. 또 각주를 달든, 참고문헌을 달든 전공자들이 심사해서 통과시켰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발행일자의 오기는 발행책임자의 개인사정으로 발행이 지연된 결과라고 해명했다.

◆전망 = 대책위는 조만간 제주교대 총장과 면담, 대학 당국과 내부 구성원, 범대위가 참석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책위에 포함된 제주교대 교수대책위는 교수가 29명뿐인 ‘미니’ 대학에서 일어난 갈등인 만큼 사태의 확산보다는 교수 공정임용의 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불공정 임용 문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진상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일단 대책위와 대학측은 눈앞에 다가온 법원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진상규명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임용, 과연 정당했나

각주없고, 짜깁기 의혹…인용한 책 제목 몰라

대학측과 정씨는 이번 미교과 교수 신규임용이 학교내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루어 졌기에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새로운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우선 정씨의 책자가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학위논문 형식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두 책자(2001 발행책자 14쪽, 2002 책자 16쪽 분량) 모두 인용문, 각주를 명기하지 않았으며, 두 권 다 절반 이상의 내용을 특정 자료를 고스란히 인용해놓았다.

이와 관련 학술진흥재단 학술평가팀 손진 팀장은 “대학마다 독특한 논문작성 풍토가 있기는 하겠지만 석·박사 학위논문의 경우 통상 각주형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과정에서 정씨가 자신이 인용한 책의 제목, 저자, 출판사를 모른다며 “후배가 (인터넷에서) 다운 받아 번역해준 것을 그대로 쓴 것”(제주지방법원 증인심문조서 중)이라고 진술한 점도 대학측과 정씨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2002년 발행책자의 경우 똑같은 내용의 글이 부분적으로 편집을 달리해 서로 다른 연구자의 이름으로 같은 책 중간과, 뒷부분에 각각 실려 있어 이 책자의 급조 가능성을 지우기 어렵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개된 연구실적물 심사결과 채용탈락자인 양씨는 심사위원 3명으로부터 모두 4점씩을, 정씨의 경우 2명은 0점, 1명 2점을 받는 등 총 12:2 점으로 큰 격차가 있었지만, 면접심사에서 결과가 뒤집힌 것도 의구심이 커가는 배경이다.

제주교대는 지난해 실시한 영어과 신규교수 공채에서도 교육부로부터 임용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은 바 있다.

최윤수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8-23 오전 11:24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2 박사모임 목소리 너무 합니다! 면접심사에서 까 뒤집혀 지다니?! 풍랑만난 뱃사공 입장이네요! 2003-08-28
1 경제학박사/비정규직강사 한심합니다! 신뢰성이 전혀 없네요! 앞으로 지원을 할 후보자인데,걱정입니다! 2003-08-28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