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현 경북과학대학 안경광학과 교수팀이 파키스탄 카차바드에서 안경을 나눠주기에 앞서
시력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 = 경북과학대학>
“전 세계 9억 명의 인구가 안경이 필요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안경광학과 교수로서 부끄럽기도 했고요. 9억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김대현 경북과학대학 안경광학과 교수
<사진>팀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0일까지 3주간 파키스탄의 카차바드, 포지칼루니, 주마한마을 등 5곳을 방문해 1300개의 사랑의 안경을 나눠줬다. 김 교수팀이 파키스탄에 나눠준 1300개의 안경은 ‘빛 사랑 나눔 운동’을 통해서 모은 것이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안경이 없어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곧 ‘빛 사랑 나눔 운동’(헌 안경 제3세계 기증)을 시작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안경 모으기에 들어갔습니다.”
쓰지않는 안경을 모아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 보낸다는 소식이 퍼지자 경북 안경사협회와 안경원, 중학교, 교회 등지에서 자발적인 동참이 이어졌다. 안경광학과 학생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어느 안경사 독지가와 안경관련기업은 500개의 신품 선글라스를 기증하기도 했다. 2~3개월 사이에 3000개가 넘는 안경이 모였다.
“기대이상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안경을 세척하고 난시가 너무 심한 안경을 걸러내고 나니 근시안경 300여점, 돋보기 400여점, 선글라스 600여점 등 1300여점이 정리되더군요. 이젠 안경봉사가 가능하겠구나라고 생각할 때 쯤 파키스탄에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온 난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기에 선뜻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파키스탄에서 봉사할 장소와 현지 안내 등은 IACD라는 NGO단체가 맡았다. 하지만 김 교수 혼자서 1300개나 되는 안경과 시력검사장비 등을 들고 파키스탄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 했다. 현지에서 검안작업을 하고 알맞은 안경을 내어주는 작업도 김 교수 혼자는 벅찼다. 어린 시절 지구촌 이웃으로부터 우유와 옥수수빵 급식을 받으며 배고픔을 이겨냈던 50대 봉사자들이 “그때 받았던 것을 돌려줄 때”라며 자원하고 나서 삽시간에 8명의 봉사팀이 꾸려졌다.
봉사단은 시력측정법 등 안경봉사에 필요한 기술을 익힌 후 6월 29일 파키스탄 현지로 떠났다. 비행기 값부터 시작해 식사비, 현지 숙박비 등 모두 자신들의 부담이었지만, 김 교수는 “받은 것이 훨씬 많은 봉사였다”고 대답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던 어린아이가 가장 기억에 납니다. 나이는 어렸지만 시력이 무척 나빠서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어린이용 안경을 끼워주니깐 그 아이의 엄마가 너무너무 행복해 하더라고요. 엄마가 너무 감사하다면서 봉사단을 껴안아 주고, 아이는 쑥스럽다며 엄마 뒤에 숨었지만, 너무 해맑게 웃더라고요. 제가 더 행복했습니다.”
김 교수는 ‘빛 사랑 나눔 운동’을 일회성이 아닌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하겠다는 욕심을 보였다. “열심히 모으면 일 년에 두 번은 갈 수 있겠다”고 말하는 김 교수에게 말투에는 즐거움이 배어나왔다.
“제가 혼자서 한일이 아니라서 이렇게 언론에 나서긴 쑥스럽지만, 더 많은 안경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이번에 나눠준 1300개의 안경은 안경이 필요한 9억명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수치이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되는 한 열심히 모으고 많이 나눠줘 9억 명을 계속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