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을 연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송도캠)가 ‘애물단지’ 처지라는 학내 비판 여론이 높다. 분교가 아닌 본교 개념의 송도캠이 기존 신촌캠퍼스의 경쟁력마저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6일 연세대에 따르면 송도캠의 문제점으로는 발전가능성의 한계가 꼽힌다. 해외 유수 대학 학과를 유치해 한데 모으는 ‘송도글로벌캠퍼스’를 조성해 국내 대학과의 공동연구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유치 성과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실제로 고려대는 지난 5월 송도 입주시 발전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송도캠퍼스 설립을 무산시킨 바 있다.
현재 송도캠에서는 의·치의예과, 약학대학, 언더우드국제대학(UIC), 자유전공학부, 글로벌융합공학부 등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중 약대는 인천지역 설립이 예정돼 있었고 글로벌융합공학부는 정부 주관 ‘IT명품인재 양성사업’과 연계돼 있지만, 의·치의예과와 UIC·자유전공학부는 연세대의 주요 학과·학부라 송도캠 이전 효과가 어떨지 주목된다.
문제는 송도캠이 분교인 원주캠퍼스와는 달리 본교로 인정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송도캠에 신설되는 교육과정은 모두 신촌캠의 정원이 분배되고, 나아가 학과·학부 과정 자체가 이전하는 형식이다. 송도캠 상황이 신촌캠 발전과도 직결돼 학내 구성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발전가능성이 의심받는 송도에 주요 학과·학부를 이전시킨 결과가 나쁘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연세대 한 교수는 “수험생들은 냉혹하다. 갯벌에 신입생을 유치한다는 입소문이 나면 주요 학과인 의대 입학성적이 떨어지고 학교 평판과도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UIC도 외국 학생들을 불러들여 국제화 하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허허벌판에서 무슨 문화 체험을 하겠느냐.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지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교수도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특히 송도캠 설립 당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안상수 당시 인천시장이 송영길 시장으로 바뀌며 송도캠의 추진력 자체가 반감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는 최근 2012학년도 사회과학대학(사과대) 신입생을 송도캠으로 입학시키는 내용을 검토하다 학생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송도캠의 명확한 비전이나 준비된 프로그램 없이 ‘100% 영어강의’와 ‘레지덴셜 칼리지’만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임경지 사과대 학생회장은 “학생들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문제였고, 사과대 신입생의 송도캠 이전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반발을 불렀다”며 “왜 유독 사과대가, 그리고 1학년 학생들이 송도캠에 가야하는지 학교는 제대로 설명 못했다. 송도캠의 ‘가능성’이 아니라 확실한 ‘내용’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송도캠의 첫 학기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정오 기획실장은 “100% 영어강의로 송도캠 수학 학생들의 전반적 만족도가 높았다.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며 “내년 아시아학부·테크노아트학부를 송도캠에 신설하고, 인문·사회계열 학생들 중 원하는 경우 송도캠에서 수학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송도캠 입주로 인한 입학성적 하락 역시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의예과의 경우 송도캠으로 입학한다 해서 커트라인이 낮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본과 때 서울 세브란스병원으로 올 수 있지 않느냐. 울산대도 의예과는 지방에 있지만 본과 때 서울 아산병원으로 오기 때문에 입학점수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