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월드컵 열기와 ‘붉은 악마’, 가을부터 이어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항의. 마지막 세밑 대통령 선거에서는 젊은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후보의 당선으로 화룡점정을 이뤘다.
이에 대해 갖가지 해석도 이어졌다. 젊은 세대가 사이버 가상공간에서 드디어 탈출해 광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광장론', 젊은 세대는 언제나 희망의 증거였다는 다소 진부한 ‘예찬론’도 나왔다.
반대로 중년 세대의 자조가 섞인 ‘50대 퇴물론’이 등장해 세대간 반목의 징후로 표현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논의는 기우라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앞선 주요사건 때마다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가 비약적인 정치·사회적 각성을 이뤘고 이는 우리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신문방송)는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항의 참여에서 시작돼 연말 대학생들의 대선 참여의 내용을 보면 주체적·능동적 참여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매우 진일보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내년 학생사회에선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이어 나갈지가 예의주시할 만하다.
올해 전혀 예측치 못했음에도 청년세대의 역동성이 우리사회의 거대한 변화동력으로 작용해 왔음을 주목한다면 앞으로의 전개양상을 예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새정부의 출범과 함께 개혁돌풍이 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청년세대의 기대와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진 상황. 무엇보다 대학생의 강렬한 열망이 학생사회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의 변동과 어떤 방식으로 맞물리느냐에 따라 그 기폭의 수위와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 첫 시험대는 북핵위기로 한반도 전쟁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도 많다.
아직 방학 중임에도 벌써부터 대학생 네티즌들 사이에선 여중생 압사사건서 보여줬던 촛불시위의 열기를 국민적 반전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이렇게 생긴 물꼬는 개강을 맞이한 후 새정부가 등록금 문제와 교육재정 확보라는 학생들의 오래된 바람에 어떤 식으로 부응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부가 젊은 세대의 개혁열망에 기대어 탄생한 만큼 예전과 같지는 않을 거란 기대가 아직은 크다. 그러나 불안한 국내외 정세와 경제상황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