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엔 교육기관으로서 공공적 성격과 교비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투자 실패가 투기 논란과 구성원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염려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숭실대가 지난해 8월 교비 1백50여억원을 주식상품에 투자하면서 20여억원의 손실을 입어 논란이 된 것이 좋은 예.
그러나 이번 연세대·이화여대의 경우처럼 금융시장의 변화에 발맞추어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채권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이는 등 대학들이 전통적으로 취해온 교비운용 방식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은 당분간 잦아들지 않을 것 같다.
이는 수년째 지속되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다소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기왕에 가지고 있는 뭉칫돈을 조금이라도 더 키워 재정에 보태려는 분위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세로 정착하기에는 위험성도 있어 연세대와 이화여대처럼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채권과 펀드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은행권 중심의 재정운용을 통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보조적으로 은행권과 제2금융의 금리변동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대처하는 정중동(靜中動)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또 일부는 은행권과만 거래하는 안전 제일주의를 여전히 고집하기도 한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책임연구원은 “비 영리기관인 대학의 재정운영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라며 대학 측의 책임을 강조했다.
교육부 대학재정 담당자는 “법인과 대학 공히 채권 및 주식 등의 투자유가증권 매입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며 “투자의 성격상 손실이 날 수도 이익이 날 수도 있으나 교육부가 따질 사항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규모가 큰 주요 대학의 재정운용 방식을 긴급 점검한다.
◇고려대 = 은행과 제2금융인 투자신탁회사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아직 증권사를 통할 계획은 없는 상황. 단기자금의 회전 문제 때문에 10여년 전부터 일부 자금을 투신사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교비운용 방법상에 변화의 흐름이 있고 올해 중반쯤에는 각 대학들의 변화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황 추이와 시장 전망을 봐가며 재정운용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펀드기금 조성 등도 가능한 방편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경희대 = 수억원 정도의 적은 액수를 증권사에 예탁하기도 하지만 미미한 비율이고 은행과 투자신탁회사와 주로 거래한다. 투신사를 통해서는 50억~1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3개월에 5%를 약간 상회하는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학생이 낸 등록금을 투기의 성격이 있는 자금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 아래 원금보장형 확정 금리로만 거래한다는 방침이다.
◇동국대 = 현재 제1금융인 은행권에만 예치하고 있고 앞으로도 제2금융권이나 증권사를 통해 운영자금을 운용할 계획은 없다.
◇서강대 = 다소 공격적인 재정 운용을 하고 있다. 연세대나 이화여대에 앞서 수년 전부터 등록금과 대학 내 목적기금의 일부를 후순위채권이나 펀드를 조성해 운용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확정금리형 예금에 투입했을 때 보다 1.5~2배에 이르는 7% 안팎의 이자 수익을 얻고 있어 만족할 만한 상황이다.
저금리 시대인데다 은행권의 확정형 금리의 경우 이율이 4% 안팎에 불과해 등록금과 이자수익으로 운영되는 우리 대학의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리스크가 있더라도 필요한 일이라 판단하고 있다.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자금운용 기조를 앞으로도 유지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 은행과 투신사의 채권형 수익증권을 통해 교비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형 수익증권은 등록금과 목적기금 등 예산의 30% 수준을 운용한다. 대학 관계자는 위험부담이 적으면서도 은행권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정도 수준의 운용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한양대 = 현재 은행권에만 예치하고 있고 앞으로도 제2금융권을 통해 자금을 운용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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