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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특집/건국대] 적성과 잠재력 평가...학업성취도 UP
KU종합평가시스템으로 공정성 높여
자체 교육매뉴얼로 전문성 강화

건국대는 ‘한국형 입학사정관제’의 정착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주자다. 2007년 입학사정관제 시범대학을 시작으로 2009년부터 3년 연속 선도대학으로 선정되면서 학내는 물론 고교현장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고해웅 입학사정관실장은 “입학사정관제로 선발된 다양한 스펙트럼의 학생이 학내 분위기를 다채롭고 활발하게 바꾸고 있다”며 “고교에서의 진학지도 방식도 입시위주에서 점차 진로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큰 의미”고 말했다.


■ 사정관제 학생, 성취도·만족도 더 높아 = 건국대는 입학사정관제 도입 후, 학내 분위기만 바뀐 것이 아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만족도 등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보였다.

건국대 입학사정관실이 3년간(2008~2010년)의 입학사정관 전형 입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정관제로 선발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비사정관제 학생보다 높았다. 1학년 때는 일반수시 입학생이 더 높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역전된 것이다.

이미경 선임입학사정관은  “자기전공에 대한 의지와 열정 등을 기초로 잠재력을 평가하고자한 입학사정관전형의 취지가 실제 통계수치로 입증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입학만족도와 전공만족도도 월등히 높았다. 건국대 학생상담센터가 실시한 ‘2010년 신입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다양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2071명을 대상으로 전공만족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입학사정관제 출신이 3.69(5점 만점)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자퇴나 전과 등으로 중도 탈락한 학생이 한명도 없었다.


■ KU종합평가시스템 도입···공정성 높여 = 이 같은 변화는 건국대가 “공정한 평가로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렸다는 점을 입증한다. 실제로 건국대는 평가의 공정성과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KU 종합평가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지원 서류의 표절 여부를 검색하고, 전형평가 과정과 결과를 전산으로 관리한다. 전형결과를 분석할 수도 있어 입학사정 업무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굴, 선발하기 위한 노력도 남다르다. 건국대의 대표적인 입학사정관 전형인 KU자기추천전형에서는 ‘1박 2일 합숙면접’을 진행한다. 합숙면접에서는 면접관과 지원자가 일대일로 묻고 답하는 개별면접뿐 아니라 주어진 주제에 대해 찬반토론을 진행하는 토론면접, 일정한 주제나 주어진 자료를 읽고 해석하여 발표하는 발표면접 등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일회성 면접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학생의 인성, 사회성, 의사소통능력까지도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의 전문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했다. 전임 입학사정관 19명 외에 교수 83명을 입학사정관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전형 방법 개발, 서류·면접 평가, 최종 선발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건국대는 이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내외 교육은 물론 입학사정관 자체 교육 매뉴얼까지 마련했다. 신임 입학사정관 교육, 입학사정관 보수교육, 위촉사정관 교육 등 입학사정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실시하고 있다.

■ ‘현장 밀착’ 고교-대학 연계프로그램 = 건국대는 고교와의 연계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교에서부터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이뤄져야 미래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는 고교 연계프로그램을 ‘현장 밀착형’으로 진행한다. 우선 전국 고교대상 고교유형별 30개 고교의 30명의 교사를 입학정책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고교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형운영에 반영한다. ‘KU Core’라는 재학생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고교생에게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자의 실제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3차례 진행된 연수에선 △자기소개서 특강 및 서류모의평가 △학과및 전공 안내 ‘TBL 교수법’ 워크숍 등을 통해 수업 안에서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호응도가 높다. 대표적인 것이 전공체험 프로그램이다. 이는 고교생이 직접 대학을 방문해 원하는 학과의 전공을 미리 체험해보는 전공체험 프로그램이다.

작년에 이어 지난 6월과 7월에 수의예과,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문화콘텐츠학과, 소비자정보학과, 철학과, 사학과, 커뮤니케이션학과, 자율전공학부 등의 전공체험활동에 전국 고교생 350여명이 참여했다.

올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 3학년인 이다혜씨는 “전공체험을 통해 고교에서 배운 영상미디어 제작기술에, 콘텐트 창작능력을 더한 시나리오 작가가 될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더욱 탄탄해진 입학사정관제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해 건국대는 입학사정관 전형 수를 간소화하고 선발인원을 늘리는 등 사정관제의 영역을 더욱 확대했다. 앞으로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로 입학사정관제의 안착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고해웅 입학사정관실 실장

"사정관제 정착, 정부의 중장기적 뒷받침 있어야 가능"

고해웅 입학사정관 실장은 5년간 입학사정관제가 대학에 뿌리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입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전무하고, 자신의 전공에 대한 불만족으로 복수전공이나 전과하는 학생도 없기 때문이다.

‘우수인재’에 대한 시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입학사정관제 초기 도입 당시보다 시간이 갈수록 우수인재에 대한 시각의 폭이 커졌다”며 “고교성적뿐만 아니라 인성, 사회성, 전공적합성, 대학의 인재상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인재를 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교에서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고 실장은 “특히 올해 고교 교사 초청 입학사정관제 직무연수의 참가희망자가 대폭 늘었다”며 “그만큼 교사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진학지도의 중심도 입시위주에서 진로중심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고 설명했다.

이처럼 입학사저관제 도입 후 긍정적인 측면이 곳곳에서 눈에 띄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다는 게 그의 설명. 특히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정부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실장은 "한국의 입학사정관제는 과도기 단계로 안착하기 위해선 계속 연구하고, 실험하며 진화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가시적 중장기 지원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과 지원은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불안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의미의 고교와 대학 간 연계도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한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고교에서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스펙을 많이 쌓아야 한다거나,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는 등의 오해가 많다"며 “이러한 오해를 풀기위해선 고교-대학 간 연계가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에 그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은 ‘미래형 인재’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고교와의 연계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고교에서부터 학생들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멀리 내다보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이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진학지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대학은 계속적으로 고교에 정보를 제공하고, 전공체험 프로그램들을 체계화 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고교연계를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인터뷰]입학사정관전형 합격생 김다솜씨(경영·경영정보학부)

건국대 경영·경영정보학부 11학번 김다솜씨는 학과 전공과 자신의 적성, 진로를 잘 연결시켜 올해 KU자기추천전형에 합격했다. 입학사정관 면접에서 전체 최고위 점수를 받은 그는 입학 후 학교생활도 최고점이다.

이번 1학년 1학기 전과목에서 A+성적을 받았다. 입학사정관제 입학생이 타 학생에 비해 성적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한번에 뒤집은 것이다. 입학사정관제 합격수기 공모전에서도 대상을 차지, 당시 부상으로 받은 아이패드를 인도네시아 지진피해 아동을 위해 기부하는 등 '기특한 대학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그런 김씨의 합격비결에는 어떤 특별한 것이 있었을까? 김씨의 대답은 “입학사정관전형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없다”는 것. 단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사업에 관심을 가졌고 ‘전문경영인’이 되겠다는 확고한 꿈을 위해 자신만의 경험을 쌓았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다보니 학창시절에도 수능공부보다는 하고 싶은 공부, 관련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푹 빠져 지냈다. 김 씨가 재학한 고등학교에 경제과목이 개설돼 있지 않아 경제·경영 공부는 스스로 찾아서 했다.

청소년 경제지의 객원기자로 활동하며 기업가를 직접 인터뷰하기도 하고, 혼자서 특허 출원을 해보기도 했다. 여러 층의 사람을 만나기 위해 경제 컨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는 등 발로 뛰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관련분야의 지식을 공부하는 데도 큰 중점을 뒀다. 매일 아침 경제신문 읽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공책을 만들어 모르는 용어를 정리했다. 금융과 경영관련 단체에서 하는 교육이나 강의를 찾아다니며 금융과 경영학을 미리부터 공부했다. 그 결과 고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경제단체의 칼럼니스트로 발탁되기도 했다.

입시공부에 매진해야한다는 불안감을 떨치고 자신의 꿈을 향해 꾸준히 달려온 과정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고스란히 평가 받았다.  김 씨는 “학생의 잠재력과 역량을 보고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가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지원했는데 합격해서 기쁘다. 걷고 있는 길에 더욱 확신과 자심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위험한 행동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공부, 일이 무엇인지 채 깨닫지도 못하고 무조건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입니다. 잠시 멈추고,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우며 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 일에 온 열정을 쏟다보면 어느새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기 위한 준비가 다 되어 있을 것입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1-08-08 오후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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