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성추행 의대생’ 징계절차 시작
“절차상 하자 없으려면 상당 시간 소요될 것”
고려대가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중인 의대 남학생 3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이번 징계 건을 심사숙고해 결정한다는 입장이어서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최근 의대 성추행 사건에 관한 학생상벌위원회(이하 상벌위)를 구성하고 지난 4일 비공개 회의를 개최했다. 고려대는 이번 사건을 단과대학 단일 사안으로 분류해 의대 산하에 상벌위를 꾸렸다. 상벌위는 의대 교수 등 3인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회의에서 상벌위는 학내 양성평등센터로부터 제출 받은 최종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가해 남학생들의 징계 내용·수준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성평등센터는 지난 5월 피해 여학생으로부터 사건을 접수 받은 뒤 7월 말까지 자체 조사를 벌여왔으며 조사 내용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가해 남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최종보고서를 본 가해 학생들은 모두 반발하며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재심의 요청 이유가 타당하지 못하다”며 상벌위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상벌위 징계 결정에 대한 기간 제한이 없고, 규정상 해당 학생들에게 소명 기회를 줘야 하는데 학생들이 현재 기소된 상태여서 상벌위에 출석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고려대는 지난 2006년 출교 사태 이후 ‘학생들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는 이유로 패소한 바 있어 이번 사건을 당장 결론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해당 남학생들이 반발하고 있고 징계 절차를 충실히 밟는 것도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는 게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절차상의 하자 없이 적합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려대 의대 남학생 3명은 지난 5월 21일 경기도 가평의 한 민박집에서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의 옷을 벗긴 뒤 신체를 만지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0일 특수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가해 남학생들을 구속기소했으며 지난달 열린 공판에서 2명만 혐의를 인정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6일 오후 2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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