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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PD와 교수를 통해 본 '나의 삶’
김웅래 인덕대 방송연예과 교수
"코미디는 웃음으로 사람을 가깝게 만들죠"


“코미디는 사람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웃음으로서 사람을 가깝게 만들죠.”

김웅래 교수에겐 삶과 코미디가 분리되지 않는다. 요즘 개그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도 재밌게 시청한다. 인터뷰 장소인 그의 인덕대 교수실도 온통 코미디 관련 책과 비디오들로 가득했다.

“코미디와 전 태생적인 만남이에요. 학창시절 서울 YMCA에서 레크레이션 진행방법을 배웠어요. 사람들과의 만남이 좋았고 웃고 떠드는 걸 즐기는 학생이었죠. 학교 시험이 있던 전날도 이기동·서영춘씨가 등장하는 ‘웃으면 복이와요’ 프로그램을 꼭 봐야 직성이 풀렸다니깐요.”

영문과 출신인 그는 졸업 당시 태평양화학에 입사가 내정됐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연기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PD가 되기로 결심하고 TBC 방송에 입사를 했다.

“면접 때 면접관이 당신은 어떤 프로그램을 맡고 싶은지 물었을 때 주저 없이 코미디 프로그램을 맡고 싶다고 말해 면접관들 모두가 놀랬어요. 회사에선 처음으로 코미디 하고 싶은 놈이 들어왔다며 다들 어리둥절했던 거죠. 하하.”

처음 입사했을 때 TV로만 보던 개그맨들을 직접 보고 연출하니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연출에 가장 큰 조언을 해준 것은 책과 발품이다.

“우리나라에는 코미디에 관해 번역된 책이 거의 없고 코미디에 대한 국가적인 인프라가 매우 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잡지를 들여다보고 대학 축제 현장을 다니며 꾸준히 개그 아이디어를 모았어요. 그때부터 젊은 신인 발굴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하면서 웃기는 것이 가장 최선의 웃음이라는 김 교수. 그가 스타 PD 생활을 지속해 얻은 지론이다.

■언론 통·폐합 후 KBS로 개편, 유머 1번지 말 그대로 ‘대박’
김웅래 교수는 KBS ‘유머1번지’를 비롯해 수많은 코미디프로를 연출하면서 명성을 날렸던 스타 PD 출신이다. 심형래·김미화·이봉원·김국진·김용만 등 그가 발탁해 스타덤에 올린 개그맨들은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그 당시 밤이면 서울 무교동 일대를 뒤지며 디제이쑈에 출연했던 임하룡·김학래·주병진 등을 만나 방송에 출연시키는 등 웃음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얼마 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주병진이 김웅래 PD가 날 방송에 입문시켰다고 하자 자막에 내 사진과 이름이 실렸어요. 그걸 본 학생들에게 교수님이 자랑스럽단 얘기를 전해 듣는데 내심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는 이어 “예전 개그맨들이 무서웠던 호랑이 PD를 방송 중에 언급하면 전부 나라고 보면 된다”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코미디만을 보며 동분서주했단 얘기다.

■인덕대 방송연예과 교수 제안··· 후학 양성 위해 수락
사실 교수보다 PD로 유명한 그는 2004년 정년을 맞았다. 때마침 인덕대학에서 방송연예과 교수를 맡아 달란 부탁을 받고 꿈이 있는 개그맨 양성과 발굴을 위해 인덕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 교수는 대학에 가서도 많은 코미디스타를 배출해 명성을 이었다. 정형돈·강유미·김재욱·김원효·조원석·윤택 등이 그가 학과장을 맡았던 인덕대학 방송연예과 출신이다.

“나름대로 저를 보고 입학한 학생들도 있어요. 이들에 꿈과 도전, 열정을 위해 정년을 맞은 지금까지 늘 최선을 다했어요. 우리대학 개그동아리 정기발표회가 열릴 때면 방송국 후배 등을 불러 요즘 대학 개그 동아리 팀에 흐름도 소개하고, 관심을 갖는 학생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추천했어요. 이러한 연관으로 우리 학과에서 개그맨이 많이 나온 거죠.”

김 교수는 늘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가는 것이 예체능 학과에선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정을 가지고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어려운 점이 많아요. 학생과 소통하고 끌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단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전 방송국 PD출신이라 현재 스타덤에 올라있는 프로들을 훈련시킨 경험을 아마추어인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려고 해요. 학생들에겐 큰 도움이죠.”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재미가 있어요. PD를 할 땐 이미 검증된 연기자들을 데리고 상품가치로 바로 써먹어야 했지만, 미래의 유망주들인 학생들이야말로 정말 애정을 갖고 제자로써 키우는 보람이 있거든요.”

그는 지난 6월 20일 인덕대 은봉홀에서 정년을 기념하는 '마지막 수업'에 졸업생 및 제자 500여명을 초대해 ‘채플린을 통해 본 나의 삶’이란 주제로 공개강의를 했다.

김 교수는 “방송 PD로 수많은 스타개그맨들과 호흡했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열정적인 후학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냈어요. 학교를 떠난 뒤에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예능 관련 일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1년간 세계 일주를 계획 중이다.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아내도 이번 제 정년에 안식년을 맞췄어요. 1년간 세계 일주를 하며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려 해요. 아내와 진지하게 많은 시간을 갖고 함께 한다는게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76년 입사 이래 공식적인 휴직기간이 없었던 그는 '아이디어 회의'를 만든 장본인.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정신없이 코미디만 쫓아서 살아왔지만 그 시간이 행복했다고 회고한다.

줄곧 웃는 얼굴과 밝은 표정은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김태환 기자 (kth1984@unn.net) | 입력 : 11-08-06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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