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건 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회장은 대학 경쟁력과 관련해 대학 재정 확충이 시급한 현안임을 강조했다. 안동대 총장으로 대학총장협의체인 대교협 회장을 맡고 있는 권 회장은 우리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 예산이 OECD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국가와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의 대학 지원 예산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달 말 지방선거 후, 정부 대학지원예산을 현재보다 2배 정도 늘리는 내용의 법제화 추진 의지도 피력했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05년 정부 각 부처들의 대학지원예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각 부처들이 국내 대학에 지원한 총예산은 4조5천억원. OECD 선진국들이 대학예산의 78.1%를 지원하는 데 비해 우리 정부는 22.7%만 부담하고 있다.
13일 권영건 회장을 만나 대학 교육과 관련한 주요 현안을 들었다.
-2008 입시정책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는데.
"내신 50% 이상 반영은 교육부가 강요한 게 아니라 국가 정책을 풀어가면서 일선 대학들과 달리 나무 보다는 숲을 보겠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교협도 공감한다.
5월2일 24개 입학처장회의 합의 내용은 학생부 반영 비중을 50% 이상 확대한 것 외에 △대학별 논술 최소화 △입시생의 소질과 적성을 살리는 다양한 전형 확대 △동일계 진학 유도 △소외계층 배려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특별전형제 도입 등이 포함됐다. 나머지 대학들도 이러한 방향으로 입시계획을 세울 것이다."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학내 소요가 지속되는데.
"등록금 인상은 안타깝지만 불가피하다. 대학의 연구비 투자가 늘고 있다. 과거 대학들은 학생만 가르쳤지만 지금 대학은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면서 70세 노인도 교육 수여자로 삼는 등 지역사회 봉사 책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산학연 협동체제가 대학의 주요 의무로 추가되면서 이에 따른 자금 수요가 큰 부담이다. 교수 확보율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양질의 복지 서비스 제공 등이 예산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지난해 정부는 17개 국립 대학 정원을 10% 줄였고, 사립학교 역시 10∼15% 가량 정원을 감축했다. 등록금 수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학의 현 재정 구조를 감안하면 학생수 감소는 곧바로 대학 재정 결손으로 나타난다.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정부의 고등교육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
대교협은 6월 이후 정부의 대학 재정 지원 수준을 현재보다 2배 가량 늘리는 방안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초중고의 경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의해 국민총소득(GNI)의 19.6%를 정부가 예산 편성시 할당, 교직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대학 예산도 현 수준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7.6% 수준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입법화를 준비하겠다. 최근 청와대 국회 등과 접촉하고 있으며, 전문대학협의회와 공조하고 있다. 교육부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의 연내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가원 설립에 따른 대교협 위상 약화 우려에 대해.
"지난 20여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교협의 정책개발기능과 평가기능 국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고등교육연구소를 국제수준의 고등교육연구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한 차원 높이고, 대교협의 대학 평가를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적 기관이 인증할 수 있도록 평가지표와 방법론을 발전시킬 것이다.
대교협 평가 기능 중 일부를 평가원이 맡게 하는 대신 입학전형 등 입시와 관련한 사항을 대교협에 위임하는 안이 교육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