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이사들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지 못한 세종대에 분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 재단 이사장측과 현 대학 집행부가 △새 임시이사를 추천하는 과정 △임시이사 선임에 대한 법적용 문제에서 서로 충돌하고 있다.
세종대는 재단 이사 9명 중 7명의 임시이사가 지난 5월 19일자로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일부 소극적 태도로 정이사 선임을 위한 정관개정도 하지 못한 채 임시이사들의 임기가 종료됐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12일 임시이사 후보자 심의위원회(위원장 이장희)를 열어 학교 구성원과 교육부에서 복수로 추천한 14명의 후보 중 7명을 선출했다. 교육부는 이들에 대한 후보 검증작업을 거쳐 오는 18일경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임시이사 선임규정 두고 서로 다른 해석
그러나 이에 대한 전 재단측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승구 전 재단 사무총장은 "학내 구성원 몫의 임시이사 후보자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재단 산하의 고등학교와 초등학교에는 추천권을 배정하지 않았다"며 "최종 선임된 임시이사들의 면면을 살펴본 뒤, 법적 대응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측은 "개방이사를 추천하거나, 임시이사에서 정이사 체제로 전환할 때나 해당되는 얘기"라며 임시이사 선임 일정을 강행했다. 실제로 작년 7월부터 시행된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개방이사를 추천(14조 2항)하거나, 정이사로 전환할 때(25조의3)에는 재단 산하의 학교들이 대학평의원회(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협의할 수 있다.
이런 시각차는 지난해 6월 교육부가 제정한 ‘학교법인 임시이사의 선임방법 등에 관한 규정(4조)’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에 따르면 임시이사는 ‘교육부 지명자, 교내 구성원 추천자, 교육·법조·언론·학부모 단체 등의 추천을 받은 자 중 교육부가 선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전 재단 사무총장은 교내 구성원을 세종대 재단 산하의 초등·고등학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했고, 교육부와 세종대측은 이를 대학 구성원으로 한정한 셈이다.
사학법 신·구법 적용 논란
이번 갈등은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재개정 사립학교법과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개정 사학법과의 충돌이란 의미도 갖는다.
전 재단측은 재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임시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전 사무총장은 "새로운 사학법이 2주 후면 정부로 넘어가 공표될 텐데도 교육부가 곧 폐기될 법으로 임시이사를 선임했다"며 "지금까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재개정 법안이 통과된 것인 만큼 이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부측은 세종대의 임시이사 선임 작업은 두달 전부터 시작된 일이고, 새 법이 아직 시행되지 않아 현행 법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임시이사후보자심의위원회 이장희 위원장은 “위원회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재개정 사학법이 아직 공표되지 않았고, 시행령이 나오려면 두 달은 족히 걸린다는 점 때문에 현행 법에 따라 임시이사 후보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재개정 사학법에 따라 임시이사를 선임할 경우,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뽑아야 한다. 위원회는 대통령(3명), 국회의장(3명), 대법원장(5명)이 추천한 11명으로 구성된다. 이장희 위원장은 "재개정 사학법에 의하면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를 구성하고 논의하는데 적어도 몇 달은 걸릴 것"이라며 "이사 부재상태가 지속되면 학교에 이로울 게 없다는 점이 위원회에서 감안됐다"고 말했다.
세종대 재단 관계자도 "현재 신임교수를 채용하는 문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임시이사를 선임하는 문제를 미룰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종대는 교수 12명에 대한 신규채용 작업이 진행중이고, 교수 10명이 재임용을 기다리고 있다.
설립자-전 이사장 갈등이 발화점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법 해석과 신·구법간의 충돌이 낳은 갈등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세종대를 둘러싼 전 재단측과 현 대학 집행부간의 갈등이 내제돼 있다. 특히 2003년부터 불거진 주영하·최옥자 설립자 부부와 주명건 당시 이사장과의 갈등이 발화점이다.
당시 세종대는 교육부 감사에서 재단 이사장의 비리가 지적되며 학내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같은 해 11월 설립자 부부가 주 전 이사장을 '재단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당시 불구속 기속된 주 전 이사장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세종대 관계자는 "주 전 이사장이 무죄선고를 받은 후 재단 복귀 움직임을 본격화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세종대 재단 이사 자리를 둘러싼 이런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주 전 이사장측은 지난 5월에 임기가 끝난 임시이사 중 H씨와 S씨 등을 '사학을 점령하려는 세력'으로 규정, 이들의 재선임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학교측 추천 인사 중 S이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