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공무원직장협의회이 내년 1월 노조로 전환됨에 따라 직원들의 대학 운영 참여와 권익 신장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하면서 ▲공직협의 노조전환과 ▲직원의 대학지배구조 참여 두 가지를 공약으로 내세원던 배진수 공직협 회장은 "서울대가 바뀌려면 교수들의 보직을 대폭 줄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교수 대신 직원들이 행정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배 회장은 "서울대 교수 1,700여명 중 약 20%에 해당하는 320여명이 처장과 학(과)장 등 각종 보직을 맡고 있어 10년이면 서울대 모든 교수가 한번씩 보직을 차지하게 된다"며 "상대적으로 직원들은 행정 리더로 참여하지 못해 행정전문화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보직 교수가 2년마다 새로 부임해 새 제도를 만들고 규정을 바꾸면서 대학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무시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서울대 교수들은 적어도 1% 이내의 인재로 스스로 최고 임을 자임하면서 보직을 맡으면 즉시 그 분야 전문가가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그러나 학교 행정은 중요한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칙없는 행정의 한 예로 학사경고와 제적 제도를 꼽았다. 원칙없이 제도가 바뀌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며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회장은 "대학이 바뀌려면 제일 먼저 교수가 변해야 한다. 기득권을 대폭 내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본업인 교육과 연구에 충실하고, 학교 행정은 과감하게 행정 전문 직원에게 맡길때가 됐다고 밝혔다.
연구와 교육에 전념해야 하는 교수 입장에서도 행정업무는 축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회장은 "보직을 맡게되면 강의시간을 조금 빼주지만, 교육과 연구에 매진해야하는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아 결국 강의를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보직을 맡지 않는 시간강사의 강의 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학 직원들의 역량이 나날이 커지는데 반해 이들이 능력을 펼칠 수 없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 직원이 최근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데 동의한다. 이에 따라 우수한 인재가 몰려오면서 직원 사회의 역량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대학 구조에서는 그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선 처장을 보좌하는 부처장급은 직원이 맡도록 해야하고, 학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평의원회에도 직원이 참여해야 하는 등 직원들의 참여가 대폭 신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공직협은 최근 서울대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평의원회측에 직원이 의원으로 참여하게 해달라고 공식 제의했으며, 내년 노조 전환을 계기로 재정위원회와 기획위원회 등 교내 각종 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각오다.
서울대 내 직원조직은 조합원 700여명으로 최대 규모인 공직협을 포함해 대학노조, 시설노조, 생활협동조합, 호암교수회관노조 등 5개 단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