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총장선거 '2004년 사태' 재연?
학교법인·교수協 선거일정 따로 진행
2004년 교수協, 이사회 선임 불인정 총장실 점거
한남대 교수협의회(회장 신운한)가 오는 8일 오전 11시30분부터 교수·직원·동문이 참여하는 차기 총장후보자 선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법인 기독학원(이사장 김삼환)에서는 10일경 총장선출준비위원회를 구성, 차기 총장선거 일정을 따로 진행하겠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남대 교수협의회는 "내년 3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제7대 총장후보자 선거를 실시해 상위 득표자 2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기로 했다"며 "선거 하루 전인 7일에는 후보자 소견발표회 등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협에 따르면, 이번에 출마하는 후보는 이덕훈(경영)·이필영(역사교육)·장주환(화학) 교수 등 3명이다.
그러나 교협의 선거가 원활하게 진행, 2명의 후보를 추천하더라도 이사회에서 이중 한명을 선임할 지는 미지수다. 법인 관계자는 "8일 치러지는 선거는 교협 자체로 진행되는 선거로 법인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이상윤 총장이 이사회에 의해 선임될 당시 일어났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총장은 당시 교수협의회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고, 법인의 총장선출준비위에 후보등록해 총장에 선임됐다. 이에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교수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총장을 선임했다"면서, 총장퇴진 등을 요구하며 총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법인은 이번에 실시되는 교수·직원·동문 직선 투표를 통해 1,2위로 올라오는 후보를 이사회에 같이 추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사회는 지난 2000년 총장선거부터 교수협의회가 선출한 후보를 총장으로 선임하지 않아왔다.
이상윤 현 총장도 2000년 당시에는 교수협의회 선거에서 1위로 추천됐지만, 이사회는 당시 5위를 한 신윤표 교수을 선임했다. 이때부터 교수협의회와 이사회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사회와 교협이 항상 갈등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아니었다. 2000년 이전에는 교수협의회에서 1위를 한 후보를 이사회가 관례적으로 총장에 선임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사회는 왜 2000년부터 교협의 선거결과를 배제하기 시작했을까?
이에 대한 한 교수는 "한남대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단에 소속된 대학이기 때문에, 교단 소속 교인을 총장으로 선임하려는 이사들의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 교협선거에서 1위를 하고도 이사회로부터 선임받지 못한 이상윤 총장도 당시에는 감리교인이었다. 이에 이 총장은 2004년 교단을 바꾼 뒤에야 총장에 선임될 수 있었다. 2004년 교협 투표에서 1위로 올라와 이상윤 총장과의 경쟁에서 탈락한 홍경표 교수(불문)도 교단 소속 교인이 아니었다.
그러나 또 다른 교수는 이사회가 직선제 폐단을 우려해 교협 후보를 배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사회가 보은인사, 줄서기 등의 직선제 폐단을 우려해 교협 선거결과를 배제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대 정관에는 총장요건을 '세례교인'으로만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에서 파견된 이사들이 다수인 이사회는 '교단 소속 교인'여부를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직선제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중 일부는 교단 소속 교인이 아니다. 더욱이 현재의 교수협의회는 한남대 대덕캠퍼스 매입 의혹 등을 거론하며 현 총장과 학교법인을 줄기차게 비판, 대립각을 형성해 왔다. 향후 선거결과에 따라 이사회와 또 다시 대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신운한 교수협의회장은 "구성원이 참여한 직선투표에서 1,2위를 한 교수들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구성원 반발이 클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 이상윤 총장은 내년 2월29일 임기가 만료된다. 법인은 이에 따라 오는 12일경 총장선출준비위원회를 통해 후보자를 공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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