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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법인 정상화 전환 '본격화'
'20년 임시이사체제' 끝내고 내년 1월 정상화 목표
구경영진 배제 등 원칙하에 공영이사진 꾸릴듯
조선대가 20년간 이어온 임시이사 체제를 청산하고 정상화를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섰다.

학교법인 조선대학교는 13일 오후 치과대학 대강당에서 교내외 인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상화 방안 설명회를 갖고, 내년 1월초까지 법인 정상화를 일궈내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7일까지 정이사 후보를 확정하고, 내년 1월2일까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육부의 최종 선임을 받겠다는 뜻이다.

조선대는 1946년 호남지역 민중 7만2375명이 공동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民立)대학이다. 당시 조선대 설립동지회에는 계층·학력·빈부의 격차를 초월한 회원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특정한 개인이나 소수가 설립지분을 주장할 수 없는 역사인 셈이다. 그러나 초대 총장에 취임한 박철웅 전 총장이 설립당시의 관계서류와 7만2000여명의 설립동지회원 명단을 삭제하면서 설립자를 자칭하고 나섰다. 조선대 역사의 어두운 시기가 시작된 것.

박 전 총장은 1982년에는 아예 정관을 뜯어 고쳐 자신이 설립자임을 공식화하려 했다. 법인 설립 당초 임원 현황에서 '설립동지회 회장'으로 명기된 부분을 이사회 결의없이 '설립자'로 변경했다. 이는 뒷날 법원에 의해 '정관변경 무효' 판결을 받는다.

정관을 변경한 박 총장은 부정편입학으로 78년부터 80년까지 3년간 55억원을 착복하는 등 여러가지 운영비리를 저지른다. 이에 분노한 대학 구성원들은 1987년 113일간의 장기농성 끝에 정부로부터 법인 이사 전원 해임 조치를 받아냈다. 이 일은 훗날 조선대에서 '학원민주화 투쟁', '1.8 항쟁' 등으로 불리게 된다.

1988년 문교부는 ▲구 경영진의 비민주적 학교운영 ▲조선대 설립의 정통성 시비 ▲경리회계 변칙처리 및 공금유용 ▲비합법적 교수해임과 학생제적 ▲학생입학 및 편입학 부정비리 등을 이유로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바야흐로 '20년간의 임시이사 체제'의 시작인 셈이다. 

그러나 이 시기는 조선대가 학내 민주화를 닦은 시기이기도 하다. 교수, 직원, 학생, 동창회, 학부모 대표로 구성된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은 조선대가 대학운영의 중요 사안을 민주적으로 조정하고 합의해 온 것을 말해주는 대표적 사례다. 전호종 총장도 "임시이사 체제로 있던 20년은 학교의 민주화와 성숙을 다지는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조선대는 그간의 민주적 대학 운영으로 임시이사 파견 사유는 이미 소멸했다고 자신한다. 더욱이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더이상 임시이사에게 학교운영을 맡길 수 없다는 인식이 학내에 짙게 깔려있다. 백수인 법인정상화추진위원장은 "학교법인 소유 재산의 변경이나 수익사업, 학교기관 통폐합 등 학교 미래를 결정할 중요사항을 결정할 권한이 임시이사에겐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선대는 얼마 전 간호대학과 간호학과를 통합하려다 이런 제한에 부딪혀 포기했다.

학교법인은 학내 구성원의 정상화 열망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대자협에 이 문제를 일임했고, 대학측 대표·법인 산하 중고교 대표·병원·총동창회·민주동문회·조선대 설립동지회 등 각 단체들이 대표를 파견, 12명으로 조선대법인 정상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정상화위원회는 작년 9월부터 총 12차례 회의 를 거쳐 1년여만인 지난달 4일 '학교법인 정상화로드맵' 시안을 마련했다. 이후 정상화위원회는 이에 대한 설문조사와 공청회를 거쳐 로드맵을 확정하고, 이를 이사회에 제출했다.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위원회의 정상화 로드맵을 의결하고, 교육부에 이를 통보했다.

확정된 로드맵에 따르면, 조선대 법인정상화의 원칙은 ▲설립정신의 구현 ▲전 경영진 참여의 철저한 배제 ▲1.8항쟁의 민주화 운동 정신 계승 ▲조선대의 미래지향적 가치 충족 등 4가지다.

이사회는 ▲개방이사 3인 ▲총장 1인 ▲총동창회 파송이사 1인 ▲학교발전(재정) 기여 가능 이사 6인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이사진은 외국어대와 한성대를 모델로 하는 '공영이사진'로 꾸려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의 정상화 작업이 순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박철웅 전 총장 일가의 개입을 배제하는 일이다. 실제로 박 전 총장 일가는 2005년 12월,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자 개방이사 3인을 제외한 이사 전원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하기 위해 교육부에 청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백수인 위원장은 "학내에서 구 경영진의 복귀를 반대하는 의견이 90%를 넘는다"라며 정상화 작업이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조선대 이사는 1명이 미 선임돼 총 8명이다. 이중 내년 1월2일 6명의 이사의 임기가 종료된다. 나머지 2명도 내년 3월과 6월에 각각 끝난다. 백수인 위원장은 "구성원들의 적극적 노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사람들로 정이사가 꾸려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3개월간 배수의 진을 치고 집중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대가 예정대로 내년 1월3일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에 성공하면, 재개정된 사립학교법 체제 하에서 최초로 법인 정상화를 일궈낸 대학이 된다. 일제시대에 좌절된 호남지역을 일으키고자 세운 국내 최초의 민립대학이 어떤 모습으로 첫 정상화의 모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7-11-13 오후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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