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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연세대 전 총장부인 ‘불기소’ 처분 가닥
(조간브리핑)“현행법 처벌 불가능”…편입비리 면죄부?
2억 수수 인정 불구 “어떤 혐의도 적용 어렵다”
대학자율 확대 속 입시부정 ‘무대책’ 드러내

학부모한테서 연세대 치의학과 편입학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정창영(64) 전 연세대 총장의 부인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입시 비리와 관련해 총장 부인이 금품을 받았는데도 현행 법률로는 처벌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기소 불가?= 연세대 편입학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총장 부인에게 적용할 처벌 규정을 찾기 어렵다”며 “내부적으로 무혐의 처분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검찰은 입법기관이 아닌 집행기관이어서 법률상 안 되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애초 검찰은 최씨에게 사기 또는 배임수재의 공범 혐의를 두고 수사를 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사기죄를 적용하려면 총장 부인이 실제 편입학 청탁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한다”며 “하지만 총장 부인이 치과대학 학장한테 ‘집안 사람이니 잘 봐달라’고 부탁을 했고, 일반적으로 총장 부인이면 (합격에 영향을 미칠) 능력도 있다고 봐 사기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배임수재나 제3자 뇌물수수죄 등의 다른 혐의도 총장 부인이 편입학 업무와 관련이 없거나, 총장이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 부인이 입시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내용은 충격적이고 공분을 불러일으키지만 현재로선 처벌하기 어렵다”며 “법률상의 흠으로 볼 수 있지만,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 사이의 금품 거래는 그만큼 처벌 요건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병춘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는 “총장 부인의 행위는 도덕적인 비난으로 끝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검찰이 적극적으로 법을 해석해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합격하기 전에 상대방을 현혹시켜 돈을 받았다가 일이 잘못돼 돌려준 것인데, 다른 브로커들이 사기 혐의로 처벌받는 것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형법학 교수는 “만약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데 (법적인 허점이 있어) 부족하다면, 사회적인 공론화나 검토를 거쳐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자율에 맡기면?= 박정원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상지대 경제학과)은 “명문 사립대에서 소문으로만 있던 편입학 비리가 확인된 것과 마찬가지인데,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면 일반인의 상식과 너무 다르다”며 “앞으로 입시 비리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박거용 한국대학연구소 소장은 “이명박 정부가 교육부 권한을 축소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키운다고 하는데, 이런 사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대학이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고 하는데, 대학이 과연 그런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조연희 사립학교개혁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도 “진정한 자율화가 되려면 대학평의회와 같은 단체의 내부 견제가 전제된 상태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8-01-03 오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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