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 2일 김문환 현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국민대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총장선임 절차를 진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대 교수들이 12명의 총장후보자들의 소견발표를 듣고 '교수 여론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국민대는 28일 오후 1시부터 '총장후보자 소견발표회 및 여론수렴회'를 진행했다. 총 12명의 후보자가 차례대로 단상에 올라 10분간 소견발표를 진행한 뒤, 참석한 교수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것이다.
여론 조사는 '총장 후보자의 적합도'를 알아 보기 위한 것으로 후보자들의 ▲발전방안 충실도 ▲경영·행정 추진력 ▲비전과 국제화 ▲사회적 인지도와 교섭력 ▲학문적 소향과 학술진흥 ▲인화 및 포용력 등에 대한 점수가 매겨졌다. 참석한 교수들이 후보자들의 소견발표를 듣고 각 항목에 대해 각각 5점에서 1점까지 점수를 부여한 것.
국민대 총장후보 여론수렴위원회에선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 학교법인 국민학원(이사장 한종우)에 전달하게 된다. 법인 관게자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임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대는 대학가에 민주화 바람이 불던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만 교수직선제를 실시했다. 교수협의회 선거를 통해 복수의 후보자를 법인에 올려 이중 한 명을 선임토록 한 것이다. 그 이후에는 전형적인 '임명제' 방식을 취했었다. 법인이 총장 후보등록을 받아 이중 한 명을 임명한 것이다.
이번 총장선출방식도 '임명제'의 큰 틀은 같지만, 교수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마련한 것이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총장 후보자 등록 전부터 교수협의회·원로교수 등과 교수 여론 수렴방안을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열린 '소견발표회 및 여론수렴회'에 대한 교수들의 호응은 참석 인원 수에서도 나타났다. 여론조사 대상인 376명의 정년보장 교수들 중 300여명이 넘는 교수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후보자 12명의 발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 응했다. 후보자들도 이런 호응에 힘입어 발표에 열정을 더했다. 한 자연대 교수는 "그간 법인 이사회만 후보자들의 소견발표를 듣고 총장을 선임하는 방식에 비하면 비하면 진일보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지두환 교수협의회장(국사학과 교수)도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들어 총장을 선임하겠다'는 법인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교수들을 대상으로 총장 후보자 소견발표를 진행함으로써 학교 발전방안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게 됐다는 점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국민대 내에선 이번 총장선출방식의 변화를, 법인 이사회가 구성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교외에선 '법인의 명분쌓기용'이란 해석도 있지만, 국민대 내부에선 "그럴 거면 이전의 방식 대로 총장선임 절차를 진행했어도 될 것"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법인 관계자도 "대학사회를 이끌기 위해선 교수들의 지지가 필요하단 판단에서 (이런 방식을) 진행키로 한 것"이라며 교수 여론조사 결과가 총장선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직원과 학생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국민대 한 직원은 "이전에 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인 것은 사실이지만, 점차 직원들에게도 참여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