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땅 다지기 '시동'
산학협력단 확대 개편, 기술지주회사 설립 추진단 발족
회계방식 복식부기로 변경...."예산 집행만 하다 투자도 가능"
서울대가 법인화에 앞서 기존 '페이퍼(paper) 조직'이었던 산학협력단을 확대 개편하고, 기술지주회사 설립추진단을 발족하는 등 법인화 준비에 본격 나섰다.
서울대는 지난 1일 서울대 연구공원 내에 산학협력단 사무실을 열었다. 대학 본부 연구처와 혼재된 조직에서 독립해 지적재산관리본부와 연구비 관리본부, 운영기획실 등 3개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산학협력단은 특히 20억원을 들여 'osos'라는 복식회계 프로그램을 개발, 회계방식을 단식부기에서 복식부기로 바꿨다. 정부 기관으로 부터 받은 예산을 단순히 집행하는 기관에서 일반 기업처럼 투자와 외상거래가 가능한 구조로 탈바꿈한 것.
단식부기는 재산구성부분의 변동만을 기록, 손익계산의 상세한 내용 표시가 불가능해 소규모 기업이나 손익산출이 필요없는 국립대를 포함해 관공서 등에서 주로 쓰인다.
대부분 사립대학들이 복식부기를 통해 예결산 내역을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하는데 반해 서울대를 포함해 국립대 예산은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또 국고회계인 수업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관리하고 기성회비 회계와 동문기부금 등은 총장이 관리하면서 전체 예산 규모 산정이 어려운 문제도 드러난 바 있다.
충남대 이동규 교수(회계학)는 "명확한 예결산 내역이 없어 국립대 등록금이 재정수입의 얼마를 차지하는지 알수가 없어 투명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새 정부가 복식부기 사용을 강제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산학협력단의 평행조직인 기술지주회사를 오는 5월께 설립하기로 하고,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 정·재계 거물급 인사 10여명으로 구성된 기술지주회사 설립추진단(단장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을 꾸렸다.
설립추진 고문단에는 권 전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권성철(한국벤처투자 사장), 김종갑(하이닉스 사장), 손영복(기술거래소 사장), 이종서(교직원공제회 회장), 이희범(무역협회 회장), 진대제(전 정보통신부 장관), 최병원(스틱인베스트먼트 사장), 허진규(일진그룹 회장), 황영기(전 우리은행장) 등이 참여했다.
교내 인사로는 이장무 총장과 권욱현 명예교수(전기컴퓨터공학부), 임광수 총동창회장, 국양 산학협력단장(겸 연구처장), 김형준 기획실장이 고문단과 추진단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 박준·신희택 교수가 가세했으며, 조세와 투자 전문가도 조만간 추가 영입하기로 했다.
기술지주회사의 초대 최고경영자(CEO)에는 단장을 맡은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이 선임 예정이고, 고문단 인사 대부분이 이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지주회사는 서울대 보유 기술(특허) 가치 평가와 자회사 선정 등의 설립 준비에 나서게 된다. 우선 'SNU'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우수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전자·나노기술·신약개발·의학기기 등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자회사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서울대는 기술지주회사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산·학·연 활성화와 국제적 수준의 교육 및 연구 여건 마련을 위한 재정 확충 등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대 보유 특허는 모두 2,700여건으로, 이 가운데 서울대가 단독 보유하고 있는 것은 600여건이다. 서울대는 보유 특허가 평균 2억원의 가치평가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 1~1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