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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재윤 한국평가학회장(중앙대 명예교수)

“지금의 대학평가를 보면 서열화를 시켜 못난이 대학을 추리는 것 같다. 대학들은 못난이 대학에 들어가지 않으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재윤 한국평가학회장은 대한민국을 ‘평가공화국’이라고 부르며 현재의 대학평가시스템은 대학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이 회장은 전통과 교육에 입각한 대학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대학 평가 개선을 위해 대학 스스로의 결단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대학평가를 어떻게 보나.
“마치 군대에서 운동장을 돌게 해 선착순으로 자르는 것과 같다. 최고의 학문 전당인 대학을 일렬로 세워놓고 뛰게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고 대학들이 평가에 쫓기고 있다는 데 비극이 있다고 본다. 총장부터 교수까지 1년 내내 평가보고서 만드는 데 매달리지 않나.”

-대학평가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보나.
“먼저 평가의 정의를 새롭게 열어가야 한다. 지금의 계량화된 평가는 별도로 하되 이를 경쟁력으로 한정짓지 말아야 한다. 평가를 통해 교육법이나 학문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전통과 교육에 입각한 평가를 해야 한다. 즉 가치·특수성·새로운 학맥을 포함한 학문을 대상으로 한 평가가 돼야 한다. 지금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이 강조돼 있다.”

-평가의 객관성이 중요하지 않나.
“전문위원회를 구성하면 객관성 문제는 해결된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 또는 그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평가를 하면 대학들은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다. 잘 아는 사람이 꼭 집어 물어보는데 이실직고를 안 할 수 있겠나.”

-대학의 자구노력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박정희 정권 이후 정부는 대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대학을 획일화시켰다. 평가를 통해 20억, 30억 원 지원금을 주겠다고 미끼를 던진다. 대학들은 이 같은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산규모가 큰 대학들이 모여 그런 지원금은 소규모 대학에 주고 우리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우리끼리 학문중심의 평가를 하자고 하면 좋지 않나.”  

-대학평가 전문기관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는 반대한다. 또 하나의 관료화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정부 주도로 만들면 위원들은 교수들로 구성되겠지만 사무총장은 교과부 차관이나 차관보 출신이 된다. 그러면 사무총장이 쥐고 흔들게 되고 교수들은 교과부 방향에 따라가자고 한다.”

-대학평가가 가장 모범적인 국가라면.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해도 미국이다. 미국의 경우 교육의 질이 훨씬 앞서 있다. 평가도 자발적이고 민간주도로 이뤄진다. 인센티브 같은 것도 없다. 또 미국은 1년 내내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언제 평가받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처럼 평가보고서를 만들 필요도 없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가 평가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학 평가를 통해 지원금을 주는 것은 규모가 적은 대학들을 대상으로만 했으면 한다. 평가전문가위원회를 운영하되 대학별로 자체평가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자체평가야말로 이명박 정부의 자율정책 아닌가. 그래서 못난이 평가가 아닌 대학들이 어떤 점을 개선하겠다는 결과가 나오는 대학 평가가 되도록 했으면 한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04-28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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