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육정책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는 이주호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의 진퇴를 놓고 교육계가 시끄럽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일괄 사퇴로 이 수석도 사표를 제출한 상태이지만 유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인책론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인책론에 반대하는 등 이 수석 거취를 두고 교육계가 양분되는 양상이다.
이 수석 경질 요구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앞장섰다. 한국교총은 지난 9일과 11일 잇달아 성명을 내고 “정부의 교육정책 혼선, 인사 파열음,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 등으로 교육정책의 큰 방향이 흔들리고 있다”며 “책임은 이 수석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이 수석의 독주로 인해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상당수 교육계 인사들조차 정부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며 “민심수습 차원의 청와대·내각 인사에서 교육정책을 바로잡으려면 이명박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지난 10일 전국 8696개 초중고 대표자가 참여한 선언에서 교육 실정의 책임자로 이 수석을 꼽은 뒤 ‘교체’를 요구했다. 전교조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대학노동조합, 참교육학부모회 등 10여개 진보 성향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도 12일 “대선 공약을 만들고 정부 교육정책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이 수석은 시민사회와 교육계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독단적 교육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교육정책 실정의 배후인 이 수석을 즉각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위원들도 이 수석 경질에 가세했다. 전국교육위원협의회는 지난 11일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교육 정책의 추진으로 교육 현장이 혼란해지고 황폐해져 우려가 크다”며 “이러한 교육정책 혼선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수석의 경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보수 성향의 교육·시민단체들이 이 수석에 대한 인책론에 반대하고 나섰다. 장호완 서울대 교수와 이돈희 전 교육부장관을 비롯해 대학교수와 전직 장관 등이 참여, 현 정부의 자율화정책을 지지하는 교육강국실천연합(교실련)은 지난 12일 “교육개혁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섣부른 인책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실련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편승한 일부단체가 특정 인사에 대한 인책론을 주장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좋은 교육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교원단체들이 자신들과 협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련자를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국정의 위기를 틈타 어떤 대책도 없이 교육개혁 추진 당사자들의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교육개혁을 후퇴시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난관에 부딪혔을 때마다 추진 당사자를 교체해야 한다면 교육개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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