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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선출]“대학 특성에 맞는 방식과 임기를"
직선제 vs 간선제, 아니면 임명제? 총장선거 때마다 부딪히는 갈등요소다. 또한 총장 임기를 두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총장이 대학 경쟁력을 책임져야 할 최고경영자라는 측면에서 총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총장선출제도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과연 가장 합리적인 총장선출 방식과 임기는 무엇인가? 본지는 총장선출 제도 및 임기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핌으로써 대안을 모색해 본다.

▲총장선출 방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6월 치러진 숙명여대 총장선거에서 교수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총장선출방식 장단 ‘뚜렷’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따르면 국내 대학들의 총장선출 방식은 교수회 및 대학 구성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완전직선제, 총장추천위원회 또는 대의원회에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는 간선대의제, 선거 절차 없이 학교 재단이 선출하는 완전임명제, 임용권자 우선의 절충제인 하향식 절충제, 교수 선택권을 우선하는 상향식 절충제, 각 방식을 혼합시킨 다원적 혼합제로 구분된다. 총장선출과 관련 대학들은 별도의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립대(64.5%)는 직선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사립대의 58%는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방식마다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영남대 교수회가 올해 총장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하반기에 교수 68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장선출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직선제(51.7%)와 간선제(47.5%) 응답 비율이 거의 동일하게 나왔다.

완전직선제는 지난 1988년 처음 시행된 후 올해 시행 20년을 맞기까지 대학 민주화의 상징물로 여겨지며 대학이 지켜야 할 역사적 산물로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 과열·교수사회 분열·교수사회 기득권 옹호 등 각종 폐해와 비판이 불거지면서 완전직선제는 1994년 대교협 임시총회에서 폐지 주장이 처음으로 공식화된 뒤,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개입한 2000년대 중반부터 폐지 여론이 급격히 확산됐다. 특히 광운대 등 일부 대학들이 완전직선제에서 간선대의제 또는 완전임명제로 전환하고 최근 중앙대 등이 완전직선제 폐지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완전직선제는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김윤수 전남대 총장은 “직선제가 대학의 민주화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지식인 집단인 대학에서 보여 준 직선제 선거문화는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측면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간선대의제는 대학별로 형태가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학 구성원들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 또는 대의원회에서 총장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건국대(총장추천위원회)·순천향대(대의원회) 등이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간선제는 직선제에서 나타나는 선거과열로 인한 폐단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며 “대학 구성원들의 이해와 요구가 직접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 추천위원회 및 대의원 간의 담합이나 갈등으로 공정선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간선제의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총신대는 신임총장 선출을 위해 운영이사회가 지난 8월부터 수차례 선거를 실시했지만 아직까지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총신대 측은 “3분의 2 이상 득표해야 당선이 되는데 후보자가 2명인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파벌 간 알력 다툼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임명제는 직선제와 간선제가 갖는 선거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지만 대학 구성원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특히 임명제를 통해 재단 측 인사가 총장으로 선임될 경우 대학 경영자보다는 재단의 대변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임명제는 족벌 사학의 유지 수단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거용 교수의 ‘대학총장 선출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국공립대의 경우 임명제를 채택한 대학은 없으며 사립대의 경우 전체의 58%인 76개교가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다.

절충제는 재단에서 총장 임용후보자를 선정한 후 교수회 투표를 거쳐 최다 득표자를 이사장이 임명하는 하향식 절충제와 대학 구성원들이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 순위 결정 없이 복수의 후보를 재단에 추천하면 총장을 최종 결정하는 상향식 절충제로 구분된다. 절충제는 임명제와 직선제, 또는 간선제를 혼합함으로써 각각의 장점을 살린다는 측면도 있지만 역으로 직선제와 간선제의 단점을 그대로 담고 있기도 하다.   

총장 임기, 충분한 보장 필요

총장선출 제도에서 총장 임기에 대한 논의도 빼놓을 수 없다. 총장 임기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들은 ‘4년’으로 규정하면서 연임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호남대는 2년으로 총장 임기가 가장 짧으며 이화여대는 정년 제한에 해당될 경우 연임불가라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

총장 임기가 중요시되는 이유는 대학 발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장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장이 장기적 비전을 갖고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임기를 최대한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시 말해 총장 임기가 너무 짧거나 정년 제한으로 총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도 제도적으로 제약받는다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영식 한국사학법인협의회 사무총장은 “세계 경쟁력 1위인 하버드대는 최근 150년 동안 총장의 평균 재임 기간이 20년”이라면서 “우리나라 대학은 대부분 총장 임기가 4년인데 임기가 짧다 보니 대학 발전이 안 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 능력 있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재임해야 기관이 발전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대학별 특성 고려한 총장선출 제도 정착

총장선출 방식도, 총장 임기 규정도 제각각인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만일 선택을 해야 한다면 판단 기준은 어떤 방식과 규정이 대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어느 한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대학별 특성에 맞는 총장선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강원근 전주교대 명예교수는 “현재 총장선출 방법은 대학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대표성과 정당성을 갖는 이상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면서 “설립별·규모별로 각 대학이 처한 문제와 형편이 다르고 각 대학의 건학이념과 전통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대학에 적합한 모형이 연구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10-20 오후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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