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한국 지원사업, 또 선정 논란
한국외대, 심사결과 공개 및 재심의 요청
정부가 인문학 진흥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인문한국 지원사업(Humanities Korea Projet)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선정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은 지난달 28일 8개 대학 부설 연구소 10곳을 인문한국 지원사업 지원대상으로 새로 선정했다. 인문한국 지원사업은 10년간 인문연구 분야 30개, 해외지역연구 분야 20개 등 총 50개 연구소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처음 인문연구 분야 16개, 해외지역연구 분야 3개 등 19개 연구소가 선정된 바 있다.
이번 2차년도 신규 선정에는 인문 분야 73개(선정률 6.8%), 해외지역연구 분야 29개(선정률 17.2%) 등 53개 대학에서 총 102개 연구소가 신청했으며, 전공심사·면담심사·종합심사를 거쳐 인문 분야 5개, 해외지역연구 분야 5개 연구소를 최종 선정했다.
인문연구 분야에서는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세대 국학연구원,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등 중형 연구소만 5곳을 선정했다. 해외지역연구 분야에서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부산외대 이베로아메리카연구소,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서강대 동아연구소, 서울대 일본연구소가 선정됐다. 이들 연구소에는 연간 5억원에서 8억원을 최장 10년 동안 지원한다.
지난해 선정된 연구소를 포함해 서울대는 4개(인문 2개, 해외지역연구 2개)가, 고려대는 3개(인문 1개, 해외지역연구 2개)가 인문한국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부산대(인문 2개)·부산외대(해외지역연구 2개)·연세대·한양대(이하 각 인문 1개, 해외지역연구 1개)는 2개씩 선정됐다.
하지만 한국외대는 지난달 30일 “관련 학과나 대학원이 없는 대학의 연구소와 선정된 분야의 전문연구소도 아닌 대학연구소가 해외지역연구 분야 연구소에 선정됐다”며 선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심사와 관련된 자료 공개와 재심의를 요구했다.
한국외대는 또 아프리카, 남아시아, 동유럽, 중동 등 특정 지역은 연구 인프라 구축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데도 초기의 희소지역 연구라는 명분은 사라지고 편중된 지역연구를 지원하는 데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한국외대는 중남미연구소 등 해외지역학연구 심사에서 2개 연구소가 면담심사 대상에 포함됐으나 최종 선정에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성태용 학진 인문학단장은 “이번 추가 선정으로 해외지역연구소 선정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지역이 희소하다는 이유만으로 여건이 안 된 연구소에 지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성 단장은 “한국외대의 이의 제기에 대해 심사 절차에 문제가 있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심사 결과 공개에 대해서는 사업단장 회의를 거쳐 공개 범위 등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문한국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타 대학 연구자는 “해당 전공의 대학원이 없는 대학에서 해외지역연구 또는 인문연구 분야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자는 “결과만 놓고 볼 때 지난해와 달리 연구 어젠다보다 실적 위주로 선정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인문한국 지원사업이 처음 취지와는 달리 기존 대형연구소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변질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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