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사회

목록
프린트 스크랩
대학들 등록금 동결 움직임에 ‘고심’
성신여대·상지대·고려대·재능대학, 등록금 동결키로
서강대 “2% 미만으로” 동국대 “학자금 금리 보전 검토”
대학들 “사회적 어려움 모른 척 할 수 없어 고민 중”
최근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대학가에 등록금 동결이 화두가 되고 있다. 21일 열린 사립대총장협의회에서 ‘등록금 동결 검토’ 발언이 나온 직후, 성신여대·상지대·고려대 등이 이에 동참했다. 전문대학인 재능대학은 사립대총장협의회 이전인 18일 이미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서강대는 등록금 인상률을 2% 미만으로 묶기로 했고, 동국대는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금리를 보전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내년도 경기전망이 캄캄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대학은 이런 분위기가 부담스럽다. 이들은 다른 대학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향후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4년제 대학중 등록금 동결의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성신여대다. 성신여대는 지난 25일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고, 학교 운영비를 줄여 장학금을 확대 지급키로 했다. 장창연 예산팀장은 “최근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고통 받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며 “아울러 학교 운영비 등 경상비를 10% 인하 해 이를 모두 장학재원으로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상비 10% 절감으로 얻어지는 액수는 13억원. 이를 장학금으로 사용하면 재학생 3%에 해당하는 310명에게 전액 장학금을 줄 수 있다. 성신여대는 △예산 절감운동 △적립금 사용 △장기저리 융자 △발전기금 모금 등으로 등록금 동결에 따른 43억원의 적자액을 충당할 방침이다. 그러나 교직원 인건비 인상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등록금 동결에 따른 예산 축소로 인건비를 올리더라도 인상폭은 최소화될 전망이다.

상지대도 26일 교무회의를 통해 내년 등록금을 동결키로 했다. 물가 상승과 편제정원 감소로 예상되는 적자 50억 원은 인건비·연구비·장학금을 제외한 운영경비에서 30%씩을 삭감해 보완하기로 했다. 재능대학도 18일 등록금 인상 동결을 결정했다. 이기우 학장은 “대학은 미래 인재를 양성해야할 중요한 임무가 있으며 고유가 경제한파도 대학이 감수해야 할 의무”라며 “중도 탈락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자는 뜻”이라고 등록금 동결 취지를 설명했다.

고려대도 등록금 동결에 동참한다. 고려대는 27일,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5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한재민 기획처장은 “등록금 인상률을 1%만 줄여도 24~25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며 “그러나 최근의 경세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인상폭을 논의하다가 학부모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밝혔다. 교직원 인건비는 내부합의를 거쳐 인상률을 결정하기로 했다.

아직 내년도 등록금의 인상폭을 어떻게 설정할 지 결정한 대학은 없다. 그러나 예산 삭감을 통해서라도 등록금 인상폭을 최소화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은 넓게 깔려 있다. 특히 서강대는 내년도 등록금 인상률을 2% 미만으로 묶을 방침이고, 동국대는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금리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강대는 부서별 변동비용을 삭감해 등록금 인상률을 2% 미만으로 묶기로 했다. 김영수 기획처장은 “등록금 인상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서별 고정비율은 그대로 배정하되 변동비용은 20%씩 삭감해 예산을 배정했다”며 “증액이 불가피한 부분은 각 부서가 신청하면 추경을 편성해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록금 2% 미만 인상은 교수·직원들의 인건비의 자연 상승분을 감안한 것. 김 처장은 “호봉 등이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인건비 자연 상승분이 직원은 1.65%, 교수는 2.02% 정도”라며 “이 부분까지 줄여 등록금을 동결하게 되면 교직원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등록금 동결이 아닌, 인상률 최소화로 논의의 방향을 정한 이유다.

동국대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재정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현재 학자금 대출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에 학교에서 이자를 보전해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장시영 기획처장도 “등록금 인상률을 낮춰야 한다는 인식은 깔려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비용절감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 움직임이 부담스럽다. ‘고통 분담’이란 취지엔 공감하지만, 대학마다 재정상황이 다른 점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기업이나 국가가 어려운 때 일수록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대학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간과할 수 없다는 논리도 제기된다.

안병진 건국대 기획처장은 “대학도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해외 기자재·저널 구입비 등이 만만치 않게 들어 간다”며 “물가 상승과 발전기금 모금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대학마다 처지가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입장을 맞추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석연 인하대 기획처장도 “등록금 인상 최소화 등을 고민할 것”이라면서도, “기업도 어려운 때 일수록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만큼 대학도 학교발전을 안할 수가 없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도 “발전기금 모금이 예년에 비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분위기가 등록금 동결로 가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12-01 오전 8:06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