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난 15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주최한 ‘경기도지사-경기 지역 대학 총장 간담회’에 참석한 총장들은 △경기 지역 대학들 간 연계 강화 △경기도 차원의 대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편으로 총장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학 스스로의 노력과 자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상생발전을 위한 합의문'을 도출해 낸 경기도와 경기 지역 대학들이 새로운 지자체와 대학의 발전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계 강화·도 차원 지원 필요=이번 간담회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경기 지역 대학 간 협력 강화였다.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경쟁도 중요하지만 상호 협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도내 대학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류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면서 “대학 간 교류를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면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총장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경기도 지역 대학들도 외국 사례처럼 지역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명문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병진 명지대 총장은 “용인시에서는 6개 대학이 산학협력단 협의체를 구성해 용인시에서 발주하는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경기 지역 다른 대학들도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발전을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총장들은 경기 지역 대학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숙 경인교대 총장은 “수도권 지역에 살다 아이들이 중·고등학생 정도로 크면 강남으로, 서울로 떠나는 모습이 수도권 지역에 보편화돼 있다. 이 같은 모습을 보면서 경인 지역 아이들 교육에 헌신할 더 좋은 교사들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경기도에서도 이런 일들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천수 대진대 총장은 “정부 규제로 인해 경기 지역 대학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고 특히 경기 북부 지역은 대단히 심각하다”며 “경기 북부 지역은 교통을 비롯한 환경적 인프라가 취약해 교육 여건이 열악한데 이 부분에 대해 경기도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승태 안양대 총장은 “학교가 좁아 건물을 신축하는 등 학교를 넓혀야 하는데 그린벨트 설정 등으로 인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이런 것을 볼 때 교육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대단히 답답하고 어렵다. 교육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준구 한국항공대 총장은 "대학은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라며 "대학을 사회에 공헌하는 기본적인 기관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을 해 줘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학 자성론도 ‘제기’=이번 간담회에서는 대학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최일신 한경대 총장은 “대학 경쟁력을 위해서는 대학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대학 운영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교수 학습·학생지도·취업·산학협력·평생교육 등을 좀 더 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문자 협성대 총장은 “정부에서 수도권 대학을 제재한다는 말보다는 우리도 자성해야 한다”며 “수도권에 대학이 많지만 학생들이 학교는 경기도에서 다니고 돈은 서울에 가서 쓴다. 대학생 문화의 거리·테마파크 같은 것들을 조성해 서울에서 원정 올 정도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지사, “최선 다해 도울 것”=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간담회를 통해 경기 지역 대학들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지사는 취업난 해결을 위해 대학들이 대안을 제시할 경우 최대한 참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지사는 “대학 발전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발전할 수 없다. 대학에 대한 억제가 심해 지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대학에 작은 부분들을 지원하는 것밖에 없다”면서 “악조건 속에서도 경기 지역 대학을 이끌고 계신 총장님들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도내 학생들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며 “이에 대한 대안들을 각 대학에서 제시하면 많이 참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리=정성민·민현희 기자/사진=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