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경상대의 교명 갈등이 재점화됐다. 경상대가 최근 ‘경남국립대학교’로의 교명 변경을 재추진, 경남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남’이라는 이름을 두고 발생한 두 대학의 교명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경남대·경상대의 교명 수호·쟁탈 의지는 어느 때 보다 강력한 것이 사실. 이에 따라 교명을 둘러싼 두 대학간 갈등이 정점에 달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남대·경상대 간 교명 갈등은 지난 11일 경상대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경남국립대 교명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다시 한 번 가시화됐다.
경상대는 국립대로 전환된 1968년 이후 현재까지 40여 년 간 총 6회에 걸쳐 ‘경남대학’ 혹은 ‘경남국립대학교’로의 교명 변경을 신청했다. 본래 마산대학이었던 경남대가 현재의 교명을 인가받은 1971년 이후 경상대가 진행한 교명 변경 신청도 이번을 포함, 총 3회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2004·2005년 두 차례에 걸쳐 경상대가 제출한 교명 변경 청원에 대해 교과부는 국립·시립 등의 설립주체를 교명에 표기할 수 없다는 당시 ‘고등교육 기관의 교명사용에 관한 지침(이하 지침)’에 의거,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경상대는 이번달 교과부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지난 2007년 7월 지침이 개정돼 교명에 설립주체를 표기하는 것이 허용됐다”며 “법률적으로 교명을 변경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경상대는 “우리 대학은 경남의 거점 국립대임에도 도명을 사용하지 못해 우수학생 유치, 졸업생 취업, 대학 홍보 등 여러 분야에서 지난 수 십년간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해왔다”며 “경남을 대표하는 대학으로서의 이름을 반드시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경상대는 신청서 제출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경남대표대학 이름찾기 출정식’을 개최, 교명 변경에 대한 외부인·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경상대가 적극적인 교명 변경 작업에 돌입하자 경남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우선 경남대는 경상대의 출정식과 같은 날 ‘학교 이름 지키기 기자회견’을 개최,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최덕철 경남대 교명수호위원회 위원장(대외부총장)은 “지침에 의하면 ‘설립주체를 제외한 부분이 모두 동일한 교명은 유사교명으로 간주, 불허한다’고 돼 있다. 경남국립대와 경남대는 유사교명”이라며 “경상대의 교명 변경 시도는 지방대 간의 상호 신뢰와 협력을 저버린 비신사적·비윤리적 행위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남대는 향후 경상대의 교명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모든 합법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경상대는 교명을 변경하는데 어떠한 문제도 없다는 입장이다. 경상대는 “우리 대학은 국가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국립대이고 경남대는 개인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사립대다. 두 대학은 정체성과 건학이념 등이 완전히 다르다”며 “국립대와 사립대의 명칭이 비슷하다 해도 실체가 법적으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경상대는 앞으로 교명 변경을 현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경남대·경상대 간 교명 갈등이 재점화 되자 이에 대한 사회 인사들의 의견도 각각 엇갈리고 있다. 경상대는 최근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교육기관장·유관기관장 등 총 59명의 각계 인사들이 ‘경남국립대학교로 교명변경에 대한 지지 의견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인사들은 의견서에서 “경상대가 경남의 거점국립대임에도 그에 걸맞는 교명을 갖지 못해왔던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교육당국의 긍정적인 조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상대의 교명 변경을 반대하는 인사들도 많다. 특히 경남 지역 국립대들의 반발이 거세다. 박성호 창원대 총장은 지난 10일 “경남국립대라는 교명에는 ‘경남의 유일한 국립대’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며 “경남에는 창원대를 비롯, 여러 국립대가 있는데 특정 대학이 ‘경남국립’이라는 명칭을 독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경기’라는 이름을 두고 발생한 경기대·한경대 간 교명 변경 분쟁은 경기대의 승리로 마무리 된 바 있다. 올해 5월 20일 특허법원이 지난해 한경대가 제출했던 ‘경기국립대학교’로의 교명변경 신청에 대해 “교명에 ‘국립’이 들어가더라도 일반적으로 생략돼 경기대와의 식별이 어렵다”며 “한경대의 경기국립대 교명변경 신청을 허용할 수 없다”고 최종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남대·경상대 간 교명 변경 분쟁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결론지어질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