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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약대 배정 기준 ‘논란’
정원 100명 계약학과 실효성 논란 일어
30~40명 소규모 약대들 “얻은 게 없다”
“임상실습 강화보다 신약개발 초점”지적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약대정원 배정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계약학과 100명 정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기존 20개 약대 중 심사를 통해 정원 10~20명씩이 배정될 계약학과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과부는 오는 12월 11일 약대 증원·신설 신청을 받겠다면서, “신청일 기준으로 제약업체와 계약학과 운영계획을 체결한 대학이 신청 가능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제약업체가 전액 지원하고, 학생들은 졸업 후 제약업체에서 최소 3~5년간 근무토록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김대경 한국약학대학협의회장(중앙대 약대 교수)은 “현재도 메이저 제약사에는 입사하려는 졸업생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4000만원에 달하는 학자금을 대줄 기업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라며 “약대별로 배정될 정원 10~20명도 6년제 약학교육을 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제약업체 근무자에 대한 재교육 △채용을 조건으로 하는 신입생 모집을 중심으로 계약학과가 운영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과연 4년 동안 학자금을 대주면서, 인력을 재교육시킬 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에 교과부 관계자는 “계약학과는 제약산업체 대표들이 포함된 약대정책 자문위원회와 심사기준 수립검토위원회에서 설치 의견이 제기돼 왔던 것”이라며 “현재 제약산업으로 진출하는 산업약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충분한 수요검토를 통해 제시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원외 선발’로 운영되는 계약학과는 약사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때문에 어차피 약사 수를 늘릴 거면 ‘정원내’로 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대경 회장은 “그간 대한약사회 등에서 약대 증원을 반대한 이유는 약사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약사면허 취득이 가능한 계약학과를 만들 거면 정원내로 증원해 기존 약대에 정원이 돌아가게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삼육대 임동술 약대학장도 “정원이 적은 대학을 도와달라는 의미에서 그간 약대 추가증원을 요구했는데 계약학과 100명만 추가돼 실망”이라며 “계약학과 100명도 결국 규모가 큰 대학에 정원이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대정원 증원과정에서 얻은 게 없다는 반응인 셈이다.

하지만 교과부의 생각은 다르다. 교과부 관계자는 “계약학과는 기존 약대에 대한 증원이 주목적이 아니라 산업약사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수렴한 결과 허용된 것”이라며 “정원 규모(10~20명씩 배정)도 다른 분야의 계약학과 경우를 보더라도 적다고 생각되지 않으며, 소규모로야 산업체의 학자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약대정원 배정 심사기준도 ‘신약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한 약대 교수는 “약료서비스 제고를 위해서는 임상실습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약대 6년제 개편의 취지였다”며 “약학교육은 임상실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제약쪽으로는 인력진출을 유도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과부가 발표한 심사기준은 △교육·연구 여건과 역량 △6년제 약대 설립기반과 약학관련 분야 발전 가능성 △약학대학 운영계획 △교수·학생 충원계획 △교육·연구시설과 기자재 확보 계획 등 총 5개의 평가영역으로 구성됐다. 이중 ‘교육·연구 여건과 역량’ 부문에선 교원·교지·교사 확보율과 이공학 분야 연구실적이 강조됐다.

반면 연구 실적과 인프라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대학들은 반색하고 있다. 단국대 조인호 천안부총장은 “약학이 발전하려면 인접 학문과의 연계가 잘 이뤄져야 한다”며 “이공학 분야 연구실적 등을 평가지표로 삼은 것은 이런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영수 연세대 약대추진위원장도 “WCU, BK21, 선도형 연구중심병원,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등 연세대의 연구 역량은 뛰어나다. 약대 신설을 통해 서로 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교과부는 약대 배정기준에 대해 ‘신약개발’이나 ‘임상실습’,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약대 6년제 개편 목적은 임상약사나 산업약사 등 졸업생이 어떤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전문성을 갖춘 약사를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연구실적 뿐만 아나리 임상실습 인프라, 교육과정의 특성화 등을 종합 평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10-26 오전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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