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구조개혁...반응은 ‘냉담’
법인화 시한 5년으로 늘렸지만, 대학들 “그래도 힘들다”
4월 말 신청서 제출, “통합 교명도 확정해야...촉박하다”
교과부가 ‘2010년도 국립대 구조개혁안’을 공고했다. 지난해 발표한 구조개혁안을 수정·보완한‘2010년 버전’인 셈이다. 그러나 법인화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대학가의 반응은 차갑다.
교과부는 16일 국립대 통·폐합과 동일권역 대학 간 '연합대학 법인화' 추진을 골자로 하는 '2010년도 국립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국립대 구조개혁안은 ‘동일 권역 내 연합대학 법인화’ 대상 대학을 기존 3개 이상에서 2개 이상으로 완화했다. 또 법인화 이행기간을 기존 ‘3년 이내’에서 ‘3~5년’으로 조정했다. 이는 대학 간 연합체제 구축 과정에서 부담이 됐던 법인화 기한을 최장 5년으로 늦춘 것이지만, 대학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강원 공주대 기획부처장은 “어찌됐든 법인화가 전제가 되면 논의가 어렵다”라며 “서울대처럼 공식적으로 법인화 추진을 표방하지 않은 대학에선 내부 설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이나 연합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은경 전북대 기획처장도 “지난해 법인화를 전제로 한 연합대학 방안이 처음 나왔기 때문에 그간 대학 내부에서 법인화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며 “법인화 문제는 간단한 게 아니기 때문에 교수회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인화를 전제로 하면 기한이 늘어나도 논의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연합체제 구축 후 경쟁력을 갖추면 법인화로 얻어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송기동 대학선진화과장은 “연합체제 구축 후 대학 간 기능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법인화를 추진하면, 대학입장에선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며 “법인화 이후에도 정부는 재정지원이나 국유재산 무상양도 등 기존 국립대 지원 내용을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3개교 이상의 대학간 연합 보다 2개교 이상이 논의하기는 수월하다. 대학과 대학 간 일대일 합의만 전제되면 되기 때문이다. 또 ‘통합’보다는 ‘연합’이 일정 기간 양 대학 체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합의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대학들은 법인화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서순팔 전남대 기획처장은 “대학 간 연합 다음에는 반드시 법인화로 간다는 데에 대학들의 부담이 있다”며 “각 대학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적 인프라를 갖춰 주면서 법인화를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간 통합’에서도 신청서 제출 이전에 통합대학의 명칭(교명)을 확정토록 한 점도 부담이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2009년도 구조개혁에서 이미 제시됐고, 이번에 발표된 구조개혁안에서도 그대로 시행된다.
김덕줄 부산대 기획협력처장은 “대학 간 통합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통합교명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2년을 끄는 대학이 있을 정도인데 한 달 남짓 앞 둔 신청서 제출 시한까지 통합교명을 확정하란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또 교과부는 오는 4월 30일까지 대학별로 신청서를 받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시일이 너무 촉박하단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아예 신청서 제출 기한을 명기하지 말고, 연중 수시로 제출받아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부산대 김덕줄 처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국립대 통폐합은 향후 10년을 두고 진행돼야 할 사업”이라며 “시한을 촉박하게 두지 말고, 연중 수시로 신청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오는 4월 30일 대학별 신청서를 받아, 5~6월에 승인심사를 거쳐 대상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송기동 과장은 “신청서 제출기한이 길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신청서 제출시한까지 기본적인 합의서나 계획서를 제출한 뒤. 추후 (계획서를)보완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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