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철도대학 통합 추진
철도대학 발전심의위 참석, 인수 제안 설명
“국토부, KAIST 염두...분위기 조성” 관측
한국철도대학 인수자로 KAIST가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토해양부가 KAIST와 철도대학간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철도대학과의 통합 대상으로 KAIST가 부상한 시점은 지난 2월 26일이다. 이날 철도대학 내에 설치된 ‘대학발전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 2차 회의가 진행된 날이다. 심의위는 철도기술연구원장·교통연구원장·철도학회장 등 철도정책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철도대학 통합방향 심의기구다. 이날 회의에선 갑자기 “KAIST도 인수 후보자로 포함시켜 논의해 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어 심의위의 3차 회의가 열린 지난달 9일엔 KAIST 이광형 교무처장이 회의에 참석해 철도대학 인수제안 설명을 가졌다. 이 처장은 “철도대학을 인수해 그간 철도기능인력 양성에 주안점을 두었던 철도대학을 철도분야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KAIST는 철도대학 인수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철도대학이 통합에 관심을 보여 온 8개 국립대와 KAIST에 통합 현안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을 때도 KAIST는 답변서를 보내지 않았다. 당시 KAIST 고위관계자는 “철도대학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었다.
당시엔 공주대·서울산업대·충남대·충주대·한경대·한밭대 등 6개 국립대가 답변서를 보내왔고, 철도대학 구성원 투표를 통해 충주대와 충남대가 선호 대상으로 선정됐다. 앞서 지난 2008년 9월 국토부가 8개 국립대로부터 철도대학 인수의견서를 제출받을 때도 KAIST는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연 철도대학 인수 후보자로 KAIST가 부상하게 된 데에는 국토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관측이 나온다. 철도대학 심의위에 참석한 한 위원에 따르면 “위원장이 2차 회의 때 ‘KAIST의 의견도 들어보자’는 얘기를 꺼냈고, 위원들이 ‘다른 대학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반대하자 ‘참고삼아 들어보자’고 해 3차 회의에서 KAIST를 참석시킨 것”이라며 “당시 위원장의 발언은 국토부가 KAIST를 포함시키길 원하고 있다는 뉘앙스였다”고 전했다.
그런 뒤 3차 회의에선 그간 유력한 철도대학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충주대와 충남대의 제안설명이 있었고, 이어 KAIST의 발표가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회의로 예정됐던 지난 23일 4차 회의에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해 “기한에 구해 받지 말고 다양한 검토를 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심의위는 4차 회의를 끝으로 적절한 인수 후보자를 선정, 통합안을 도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간에 KAIST가 포함되면서 타 대학들의 반발을 의식, 이들 대학에도 제안서를 받고 발표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동권 심의위원장(철도문화재단 이사장)은 “다음달 2일 5차 회의에선 다른 대학의 제안 설명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철도대학측에 답변서를 보냈던 공주대·서울산업대·한경대·한밭대 등의 제안 설명을 듣겠다는 것이다.
KAIST는 돌연 철도대학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종합 검토 결과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면서도 “국토부의 제안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광형 교무처장은 “철도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시켜 고속철도 기술개발 등을 통해 우리나라 철도산업을 일으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국토부의 권유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KAIST 포함시켜라 마라 간섭한 바 없다”며 “심의위원들이 절차에 따라 논의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국토부가 내심 KAIST를 염두에 두고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사그러들지 않는다. 철도대학 인수를 추진해 온 한 대학의 기획처장은 “KAIST가 인수 후보로 포함돼 더 논의해야 한다는 데, 국토부가 KAIST를 마음에 두고 껴맞추기를 하는 것 같다”며 “국토부가 KAIST에 어떤 당근을 제시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철도대학 인수에 애를 써온 대학들이 들러리를 서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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