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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이 부실대학? "이의제기 하겠다"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명단 발표 그 후...
“정보공시 1년치로 부실대학 낙인” 불만
“통합·구조조정 정부정책 따랐는데” 실망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의 명단이 공개된 뒤 해당 대학들은 침통한 모습이다. 이번 발표에 대한 입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선 ‘노코멘트’로 일관하거나, 취재 자체를 거부하는 일도 많았다.

■“2009년치 정량지표만 기준 삼아” 불만=9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과부의 평가지표를 문제 삼는 의견이 많았다. 홍세영 대구예술대 기획처장은 “교과부가 공정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구예술대는 지난해 12월 새 재단이 영입돼 사실상 새로 출범한 대학이다. 최소한 1년은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새 재단이 들어와 학교 홍보, 구조조정, 학과 신설 등 자구책을 모색하는 과정이었는데 (이번 발표로) 이런 노력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느낌”이라며 “교과부는 이번 발표를 대학 구조조정과는 별개라고 했지만, 이미 퇴출 예정 대학으로 낙인찍힌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대신대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성빈 기획처장은 “2009년도 정량지표만 기준으로 삼은 것은 불합리하다”며 “대신대는 올해 폐과까지 하면서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런 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과거보다 지표가 상승된 ‘노력해온 부분’을 보지 않았다는 불만도 많다. 영동대는 이번 명단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통해 "재학생 충원율은 과거 5~6년간 누적된 지표이며, 이러한 지표를 적용할 경우에는 그 추세를 보아야 마땅하다"며 "영동대학교의 재학생 충원율은 2009년도 58.8%에서 2010년도 63.2%로 크게 향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립목적·노력여부 등은 고려 안해”=교과부는 4년제 대학에 대해선 취업률(20%)·충원률(35%)·전임교원확보율(5%)·장학금지급률(5%)·1인당교육비(10%)·상환률(10%) 등을 평가 지표로 삼았다. 전문대학에 대해선 취업률(20%)·충원율(50%)·전임교원확보율(5%)·학사관리(5%)·장학금지급률(2.5%)·상환율(10%)·등록금인상수준(2.5%) 등이 지표로 쓰였다. 지표는 대학정보공시제(2009년 공시기준)에 의해 공시되고 있는 항목이 활용됐다. 취업률은 국민건강보험공단 DB 검증 취업자 수가, 상환율은 기존 학자금 대출의 대학별 상환 실적자료가 각각 활용됐다.

이에 대해서도 김 처장은 “대신대는 신학대이기 때문에 취업률 같은 지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교회에서 일하는 졸업생이 많은데 이들은 4대 보험 혜택을 받는 일자리가 아니라서 취업률로 잡히지 않는다”고 목소릴 높였다.

또 다른 신학대학인 광신대도 불만을 표했다. 양희정 총무처장은 “우리 대학은 전 학과 신입생이 세례를 받아야 입학할 수 있는 신학대”라며 “특수 목적 대학, 소규모 대학들의 특수성을 인정해 주지 않고 대형·중형 대학들과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하는 법이 어디있나”고 불만을 드러냈다. 정보공시를 근거로 1년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지방 소규모 대학 등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일부 대학 “정식 이의제기 할 것”=명단을 공개한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다. 박윤창 초당대 기획연구처장은 “지난 1년 반 동안 경영컨설팅을 받고 230억원을 투자하는 등 노력을 했는데 이런 부분이 무시돼 억울하다”며 “대출제한 발표도 대학에 조용히 통보하던지 해야지 (이렇게 공개해) 부실대학으로 다뤄지는 게 불만”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에 대한 강한 실망감도 나타냈다. 양 처장은 “정부가 ‘특성화, 특성화’ 외치면서도 정작 특성화하려는 소규모 대학에 어떤 지원을 해줬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 대학도, 학생들도 같은 세금을 내는, 똑같이 소중한 국민들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교과부가 대학 구조조정과는 별개라고 밝혔지만, 대학들은 이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조철옥 탐라대 기획처장은 “구조조정과 별개라면 학교에 그냥 통보하면 될 것”이라며 “이번 발표를 통해 해당 대학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논의를 갖고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대학도 나타나고 있다. 서용성 영동대 기획처장은 “부실대학이라면 재정건전성을 봐야 하는데, 우리 대학은 부채가 하나도 없다”며 “부채없는 대학이 어떻게 부실대학인가. 취업률도 전국 평균보다 높기 때문에 모든 것을 동원해 이의제기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명단 발표 전에 직접 와서 정말 부실대학인지 확인했어야 한다”며 “실사 한번 안하고 낙인을 찍을 수 있느냐”고 목소릴 높였다.

대구외대는 정부가 재평가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한번 손상된 이미지를 복구하기 힘들 것이란 반응이다. 전치욱 기획팀장은 “이미 전반적 인식이 ‘퇴출 대상’ 학교로 낙인 찍혔는데, 구조조정과 별개라는 말을 누가 믿겠나”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 따랐는데 배신감 크다”=전문대학들도 반발하긴 마찬가지다. 송승호 주성대학 기획행정처장은 “4년제는 재학생 충원률이 35% 기준이고, 2년제는 50%로 잡았다”며 “우리 대학은 2005년부터 매년 10%씩 충원률이 올라가고 있는데 그런 점이 고려가 안됐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안창환 대구공업대학 기획처장은 “그동안 정원도 200명 넘게 줄이고 교수도 20명 늘렸다. 좀 더 좋은 전문대학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 발표에 학교가 뒤숭숭하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해 제시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학 간 통폐합 등 정부시책을 따랐던 대학들은 배신감이 크다. 조철옥 탐라대 기획처장은 “그동안 탐라대는 제주산업정보잳학과 통합을 추진하는 등 정부 정책에 따르고 있던 상황”이라며 “이 부분과 관련해 경영컨설팅도 받았고, 통합에 대한 정부 공문도 받는데 지원은 커녕 (정부가) 이율배반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치욱 대구외대 기획팀장도 “대구외대는 관선이사 체제이고, 교과부도 알고 있듯 법인 정상화를 위한 통합 논의가 진척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구조조정 작업도 진행 중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반영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신하영·김봉구·민현희·송아영·홍여진·김재홍·조용석 기자>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09-09 오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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