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살리기, 산학협력 강화가 ‘열쇠’
교과부 ‘지역 대학과 지역산업 동반성장’ 정책 조명
취업보장 트랙 확산, 산학단 강화로 취업률 높리기
기업 지원 강화, 지역산업 동반 성장시켜 고용 창출
“올해를 지방대 취업률 높이기 원년으로 삼겠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0년이 사교육을 줄이는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취업 교육을 강화해 지방대와 전문대학을 살리겠다는 얘기다.
이는 교과부가 2011년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지역 대학과 지역산업의 동반성장’ 정책에 이어 나온 발언이다. 학자금대출제한대학 발표 등 ‘네거티브’ 성격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지방대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방점이 찍힌 전략이라 대학들의 관심이 크다.
지방대 살리기의 핵심 키워드는 ‘산학협력’과 ‘취업’이다. 대학의 산학협력 기능을 살려, 취업률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는 지방대 교육의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 지역 산업 발달도 병행돼야 고용창출에 따른 선순환이 가능하다.
■“취업보장형 교육트랙 확산”=이런 관점에서 취업보장형 교육트랙이 주목받는다. 교과부는 경북대 만도트랙·삼성전자트랙을 예로 들며, 취업보장형 교육트랙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두 가지 다 기업이 요구하는 교육을 대학에서 가르치는 ‘맞춤형 교육과정’이다.
경북대 삼성전자트랙(모바일공학과)은 성균관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유사하다. 김현덕 경북대 교수(IT대학)는 “성균관대는 반도체 분야, 경북대는 모바일 분야란 차이점을 제외하면 똑같은 조건”이라며 “계약학과는 ‘재교육형’과 ‘채용 조건형’으로 나뉘는데, 졸업생을 곧바로 기업에 보내는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가 4년제 대학에 생긴 것은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모바일공학과는 입학정원 30명 규모로 올해 처음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들에게는 4년간 전액장학금이 지급되고,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받는다.
교과부의 구상은 이런 교육 모델을 여러 지방대에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산업체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학생 선발까지 같이 하는 방식이다. 산업체 임직원을 교수로 초빙하고 현장실습을 공동으로 운영해 실용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 가능하다.
교과부 임창빈 학연산지원과장은 “모든 대학에 계약형 학과를 운영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다만 기업이 요구하는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인턴십 강화, 산업현장 경험을 가진 교수 임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업에 적합한 실무교육을 위해 산학협력단 내에 전담직원이 배치된다. 그간 산학협력단 내 직원들의 업무는 70% 이상이 연구과제 관리에 편중돼 있었다. 올해부터는 산업체 현장실습을 전담하는 직원을 배치토록 하겠다는 게 교과부 방침이다. 향후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현장실습·인턴십 전담 직원이 산학협력단 내에 있느냐도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다.
■교수업적평가에 산학 실적 강화=그간 교육·연구·봉사에 치우쳤던 교수 업적평가에도 산학협력 실적이 반영된다. 물론 현재도 산학협력 실적을 업적평가에 반영하는 대학들이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이를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교육·연구 실적 못지않게 △기업 기술 지도와 자문 △기업과의 공동연구 △제품 공동개발 △산학협력을 통한 취업률 제고 등 산학협력 실적이 비중 있는 평가요소가 되는 것이다.
대학의 기업지원도 확대된다. 교과부는 “산학협력 가족회사 중 발전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원해 우수기업으로 육성하는 ‘ALLSET(All Support for Enterprise)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ALLSET 시스템은 기업에 대한 대학의 ‘맞춤형 종합지원’으로 풀이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등 기업 규모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기업에 맞게 해주는 게 골자다. 경영컨설팅서부터 기술지원, 제품 디자인에 대한 자문까지 ‘포괄적’ 의미의 지원 전략이다.
교과부 학연산지원과 정건영 사무관은 “기업의 특성과 규모에 맞는 ‘맞춤형 지원’으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결과적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며 “대학의 기업지원을 확대하는 이유는 지역 기업이 성장해야 해당 지역의 대학 취업률도 더불어 제고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산업 동반성장, 고용창출 제고=교과부는 전국적으로 1만7000여개의 산학협력 가족회사를 2013년까지 3만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 역시 산학협력 지원 대상(기업)을 늘려, 고용 흡수력을 제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역의 기업을 키우는 것도 결국 지방대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서다.
전국 15곳에 산업단지 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교과부는 30억원의 예산을 투입, 올해 6월경 3곳의 산업단지캠퍼스를 선정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오는 2015년까지 총 450억원의 예산을 투입, 전국적으로 15개 산업단지 캠퍼스를 지원한다.
산업단지 캠퍼스는 ‘상시적·밀착형’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된다. 산업이 집적된 지역에 대학의 일부 학과(전공)을 이전, 교육-연구개발-고용이 연계된 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것.
교과부는 이를 통해 2015년까지 학부 수준 연구인력 1만3500명, 석·박사 수준 연구인력 950여명 등 약 1만4500여명의 맞춤형 연구개발 인력이 양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지경부의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과 연계, 노후 산업단지 개선으로 청년층의 유입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 캠퍼스를 조성하려면 대학에 대한 유인책도 필요하다. 교과부는 산업단지 내 캠퍼스 조성 시 적용되는 교사·교지 기준을 완화하고, 캠퍼스 부지의 공동 소유나 임대도 가능토록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산업단지 내외(10km 이내)에 캠퍼스를 보유한 대학은 18개교다. 당장 올해 추진되는 시범사업에는 산업단지 내 캠퍼스를 갖고 있는 대학이 선정될 전망이다. 이에 해당하는 대학은 한밭대·한기대·창원대·재능대학·영진전문대학·두원공과대학 등이다.
교과부가 산업단지 캠퍼스 조성계획을 발표하며, 모델로 제시한 것이 스웨덴의 ‘시스타사이언스시티’다. 스톡홀롬시 주도로 조성된 이 도시에는 7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고용인원은 2만7000여명으로 70%정도가 IT업종에 고용된다.
■물리적 거리보다 정서적 거리 해소돼야=그러나 대학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기업과 대학간 ‘물리적 거리’가 문제이기 보다는 ‘미스매치’가 문제란 얘기다. 진경복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장(메카트로닉스공학부)은 “산학협력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기업과 대학 간 관점 차이 때문”이라며 “대학 내에서 산업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산업현장에 맞는 연구가 이뤄지느냐가 오히려 관건”이라고 밝혔다. 교수를 임용할 때나 업적평가 시 ‘현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 대학과 기업 간 미스매치가 해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진 단장은 “산업단지 캠퍼스 조성은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산학협력이 안된다고 봤기 때문에 나온 대안인데, 사실은 물리적 거리보다 심리적·정서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며 “다만 산업단지 캠퍼스 조성으로 현장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역권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광역권인재양성사업)이나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산중사업)의 사업지표가 ‘현장’ 중심으로 개편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교과부는 광역권인재양성사업과 산중사업의 성과지표에 산학협력 핵심지표를 반영, 사업 내실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지표에는 △산업체 출신 교수임용 △산학협력 평가·보상 강화 △현장실습 학점제 △기업맞춤형 교육과정 등이 반영된다.
사업지표 개선을 통해 광역인재양성사업, 산중사업, 지역거점연구단사업이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으로 통합된다. 산학협력 관련 사업을 통합,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미다. 교과부 관계자는 “한 개 대학이 2개 이상 사업에 선정된 경우, 각 사업 간 연계가 안 되고 역량이 분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방지하고, 산학협력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산학협력단의 기능과 조직의 혁신도 추진된다. 연구 관리에 머물던 산학협력단의 기능을 산·학·연 공동연구와 취업지원까지 강화하는 것이다. 2010년 현재 대학 산학협력단 업무별 인력비중의 70%가 연구과제 기획·관리에 편중돼 있다. 대부분 연구과제를 수주하고 관리하는 데 집중돼 있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과부는 산업체 경영인 등을 산학협력단장으로 영입하도록 유도하고, 대학별로 산학 전문인력(산학 매치메이커)를 확충토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산학협력단 수입의 일정부분을 산학협력에 재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재투자된 재원은 산학협력단 기능 강화에 활용된다. 임창빈 과장은 “그간 산학협력단 수입의 일부를 대학에 전출해 온 대학들이 많았다”라며 “이를 산학협력단에 재투자하도록 해 산학협력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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