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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설립자 소송, 정상화 ‘파워게임’
설립자 누구? 조동식·이석구 선생 놓고 진위소송
구재단 복귀 ‘핵심’… 정이사 추천몫 둘러싼 대립

동덕여대(총장 김영래)가 설립자 논란을 겪고 있다. 설립자 명칭 기재 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이하 설립자 소송)으로 진실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정상화를 준비 중인 동덕여대의 상황이 최대 변수다. 설립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정이사 추천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1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이 대학 설립자 자손임을 주장하는 이원(54) 씨는 설립자 소송을 내고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씨는 지난 7일 서울지방법원 50민사부(판사 최성준)에 보충 자료를 제출했고, 추후 판결에 따라 설립자가 누구인지 가려질 전망이다.

현재 동덕여대의 설립자는 조동식 선생으로 기재돼 있다. 반면 이 씨는 자신의 할아버지인 이석구 선생이 설립자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석구 선생이 설립자로 인정받을 경우 종전이사 격인 조원영 전 총장은 설립자 후손 자격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 씨는 동덕여대 교수협의회, 전국대학노조 동덕여대 지부(이하 직원노조), 총학생회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은 ‘동덕의 설립자’란 문건을 펴내 조동식 선생이 아닌 이석구 선생이 설립자라고 강조했다.

문건은 △당시 설립자 개념이 ‘일정한 재산을 출연하고 허가를 받은 자’이고, 총 30만 원을 출연해 정부 인가를 받은 점 △1926년 동덕여학단 설립 당시 정관에 ‘재단법인 설립자’라고 명기된 점 △1964년 총무처가 문화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하며 ‘동덕여학원 설립자’라고 명시한 점 등을 들어 이석구 선생이 설립자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조동식 선생이 설립자로 알려진 데는 역사 왜곡이 있었다고 강변한다. ‘동덕 20년사’나 ‘대학 30년사’에서 이석구 선생이 설립자로 표시된 것에 반해 이후 ‘동덕 70년사’와 ‘동덕 90년사’에서는 설립자 호칭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이석구 선생의 후손에서 조동식 선생의 후손 중심으로 이사진이 교체되며 역사 자체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조 전 총장 측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설립자 문제를 왜 이제야 거론하느냐는 게 주된 논리다. 동덕여대 한 관계자는 “수십년간 대학을 운영해왔는데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설립자 진위를 가리자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씨는 “대학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모든 것이 명명백백해야 한다. 진짜 설립자를 가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설립 당시 이념대로 대학이 잘 운영되기를 바랐는데 지난 2003년 (조 전 총장이) 물러나는 등 잡음이 잇따랐다.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를 바로잡아 제대로 대학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결국 초점은 정이사 선임을 앞둔 동덕여대 상황에 맞춰진다. 설립자가 누구냐에 따라 종전이사 추천 몫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소송이 중요하다는 게다. 구재단 복귀를 둘러싼 일종의 ‘파워 게임’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 총학생회는 임시이사 파견 사유를 제공한 조 전 총장의 복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때문에 소송에서 이 씨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실제 설립자가 이석구 선생이란 근거를 들고 있지만, 행동의 동인은 ‘구재단 복귀 불가’란 얘기다.

반면 같은 재단의 동덕여고 동문회 ‘동진회’는 조동식 선생이 설립자임을 확인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조동식 선생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주축이 돼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와중에 동덕여학단 임시이사인 김영철 변호사가 조 전 총장 측 소송 변호인을 맡은 것도 논란이 됐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사가 한쪽을 옹호해도 되느냐는 비판이다. 그러나 대학 측은 임시이사 임기가 이미 끝났고, 긴급 사무 처분을 결정할 때만 이사회를 소집하므로 법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조성하 동덕여대 기획처장은 “설립자 소송에 관한 대학 차원의 공식 입장은 따로 없다. 교무회의에서도 논의된 적이 없다”고 전제한 뒤 “결국 정이사 선임 문제 때문에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1-01-11 오후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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