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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로봇영재 자살로 ‘입학사정관제’ 도마 위
입학사정관제 경쟁적 도입이 부른 예고된 폐단
전문계 고교 출신으로 KAIST에 입학한 조 모군이 1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더욱이 전문계 고교출신으론 처음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KAIST에 입학, ‘로봇 영재’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끝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죽음을 택한 것으로 밝혀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조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국내외 로봇경진대회 등에서 60여차례 수상하는 등 ‘로봇 영재’로 주목을 받았다. 이런 조 씨가 최근 지인들에게 ‘학교 수업이 어려워 따라가기 벅차다’는 등 학업에 대한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놓고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비난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도는 성적보다는 재능 등을 파악, 다양한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과중한 사교육을 잡을 수 있는 제도로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고 대학들도 앞다퉈 도입한 것. 그러나 이번 조 씨의 경우처럼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학생을 선발에만 집중, 부적응 등 사후관리를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해 KAIST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전형 합격 학생들이 과학고 출신과 함께 공부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입학 전 수학·과학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브리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영어수업에 대비한 영어 집중교육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제의 무리한 도입에서 온 예고된 폐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대학교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사교육비 절감 등 공교육 정상화 등을 앞세워 지원 대학 비율을 무리하게 늘리는 등 입학사정관제를 급하게 추진한 것이 이 같은 폐단을 예고한 것”이라며 “전형 방법에선 변화가 있을지 몰라도 교육과정은 기존 커리큘럼과 똑같이 운영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입학사정관전형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학교 실태나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적응 상태 등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이 제도를 확대·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입학사정관제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도록 조장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득표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대학 입학을 자율화 시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율성에 따른 책무성을 다하지 못한 대학에 대해서만 정부가 나서면 될 것”이라며 “현재 입학사정관제는 경쟁적으로 독려함으로써 대학들이 강요 아닌 강요로 도입·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아영 기자 (songay@unn.net) | 입력 : 11-01-13 오후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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