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 연합뉴스의 종합편성 방송채널(이하 종편) 참여가 확정되면서 각종 업계의 종편 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종편 투자에 조심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곳에만 투자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데다 투자 우선순위인 기업들의 동향을 살피고 있어서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종편 투자를 확정지은 곳은 고려대 정도다. 고려대는 산학협력단이 주관해 동아일보에 5억 원 규모의 투자 의향서를 전달했다. 종편에서 쌍방향 TV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 몇몇 대학들이 종편 참여 매체들과 협력사업을 진행키로 했지만 곧바로 종편 투자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종편 투자 결정이 힘든 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학 관계자들은 종편이 대학 홍보와 연계될 것은 분명하지만 한 매체에만 투자할 경우 다른 매체와의 관계가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고 종편 참여 언론들에게 모두 투자할 만큼 재정이 넉넉한 대학도 많지 않아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는 형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한 군데 광고를 하면 다른 데서도 달려드는 게 인지상정이다. 종편 투자도 마찬가지라 섣불리 나서는 대학이 많이 없는 것으로 본다”며 “다른 대학이나 기업들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종편 투자가 결정된 고려대와 동아일보의 경우는 사실상의 특수 관계인만큼 이런 부담이 덜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반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연세대는 조선일보의 종편 참여에 투자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도 주목거리다. 특정 언론과 특수 관계로 맺어진 대학마저 나서지 않는 마당에 굳이 먼저 위험 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학들의 속내다.
실제로 해당 대학들의 반응도 소극적이다. 고려대 측은 “산학협력단 소관의 투자”라고 선을 그었고, 연세대 측도 “종편 참여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기업들이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 역시 대학들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주로 중소기업들이 종편에 지분 투자를 하는 상황이다.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대학의 특성상 대기업들의 참여 여부를 관망하고 있다.
한편 대학들이 종편에 투자할 경우 별다른 법적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을지병원이 연합뉴스에 출자한 문제가 법정까지 가는 등 논란이 됐지만,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의료법인과 마찬가지로 학교법인의 투자 역시 걸림돌 될 게 없다는 유권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