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패닉에 빠진 KAIST에 대해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가 “왜 문제가 터지자 모두가 KAIST의 오늘이 있게 만든 주역 서남표 총장 한 사람에게만 손가락질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지난 10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KAIST사태, 정말로 손가락질 받아야 할 사람은?’이라는 제목의 시론을 통해 서남표 총장의 개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러나 정말로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것은 징벌적 등록금제와 100% 영어 강의가 무슨 대단한 개혁이나 되는 양 뒤에서 열렬한 갈채를 보낸 사람들의 무리”라고 반박했다. 서 총장의 개혁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던 일부 보수 언론을 정조준한 것.
이 교수는 글을 통해 “‘징벌적 등록금제’라는 반(反)교육적 정책과 100% 영어강의라는 엉터리 정책이 KAIST의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라고 하더라”라면서 “어찌 보면 서 총장은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개혁이라고 부르짖는 군중의 환호소리에 충실히 따라 움직인 꼭두각시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징벌적 등록금 제도에 대해서는 “징수에 내포되어 있는 장학 철학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며 “장학금이란 집안이 가난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되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어 강의에 대해서는 ‘엉터리 같은 제도’라고 표현한 후 “그렇지 않아도 공부가 즐겁지 않은데 영어 강의까지 들어야 한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거의 고문을 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징벌적 등록금제와 100% 영어강의를 재고하겠다고 나선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도 “이것을 KAIST만의 문제로 한정해 인식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른 모든 대학들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 교수는 “이번의 불행한 사건이 우리의 대오각성을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