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이 혁신비상위원회(이하 혁신위)를 구성하라는 교수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서 총장은 13일 오후 4시 교내 행정본관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 구성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혁신위는 부총장 3명을 포함해 총장이 지명하는 5명의 교수와 교수협이 지명하는 교수 5명, 학생 대표 3명으로 구성된다. 향후 3개월 동안 가동되며 필요할 경우 활동기간을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혁신위에선 학교 전반에 관한 사항이 논의된다. 활동 종료시 논의의 결과물로 내놓게 될 최종보고서는 KAIST 구성원 전체와 이사회에 보고되며, 총장은 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서 총장은 “어떤 결론이 나올지 모르지만, 우리 학교가 더욱 발전해야 한다는 데 구성원의 뜻이 같을 것이기 때문에 학교가 나아갈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종민 교협회장은 “서 총장이 혁신위 구성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개혁과정에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대한 동의”라며 “앞으로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아픔이 있더라도 함께 짊어지고 나가자는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회견에 배석한 주대준 대외부총장도 “KAIST 개혁의 큰 물줄기는 변함이 없고 개혁의 후퇴나 포기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따라 다양한 배경의 학생이 입학하는 만큼 맞춤식 교육 등 개선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서 총장 거취에 대한 질문이 다시 나왔다. 이에 서 총장은 “지금 떠나는 것보다는 개혁을 정리하고 떠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KAIST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많이 올라가 있고 앞으로 더 잘 돼야 하는데 적당히 하고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관사에 의자가 없어 아침을 서서 먹는다. 의자를 사면 정이 들어 못 떠날까봐 그런데 그만큼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