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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반응 종합] “학생자살, 서남표 때문만 아니다”
징벌적 등록금제 ‘폐해’, 100%영어강의 ‘무리’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서남표 KAIST 총장에 대한 퇴진 압박이 안팎으로 거세다. 대학가에서는 이를 두고 “학생들의 자살을 서남표 총장탓만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징벌적 등록금제 등 서 총장의 개혁제도에 따른 압박감이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긴 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를 비롯해 사회구조 속에서도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개혁 때문에? “아니다”= 성재호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KAIST에 들어온 학생들은 고교를 짧게 다니고 온 경우가 많다. 청소년 시절부터 부모 곁을 떠난 이들이 대학생이 되면 판단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진다”며 “학생을 둘러싼 복합적인 환경 요인 때문이지 서남표식 교육의 폐해라고 몰아가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유재원 기획조정처장 역시 “기본적으로 요즘 대학생들이 느끼는 학점과 경쟁에 대한 압박감이 예전에 비해 굉장히 커졌다”며 “이번 KAIST 사태에는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기획조정처장은 “최고의 집단에 들어간 선택받은 학생들인데, 압박감이 더욱 컸을 것”이라며 미국 하버드대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하버드에 오는 애들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점을 낮게 받고 경쟁에 밀렸다고 생각하면 못 견딘다”며 “그렇다고 미국인들이 (우리처럼) 하버드 총장을 욕하든지, 학점 시스템을 갖고 욕하지는 않는다”고 지적, 이를 큰 사회 이슈로 만든 태도도 꼬집었다.

박지웅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역시 “학생들의 자살 원인이 100% KAIST에만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가 어릴 때부터 경쟁식 교육을 시켜왔던 게 결국 이런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사회구조 속에서도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기획처장은 이와 관련 “대학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경쟁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서남표 총장이 추구하는 대학교육의 개혁은 다소간의 부작용은 발생할 수 있지만, 대학사회에 필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김정오 연세대 기획실장은 “경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립대는 일단 등록금을 내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는 ‘잘하는 학생이 드러나는 구조(포지티브)’인 반면, KAIST는 처음부터 등록금을 내지 않게 돼있고, 제도적 보완 장치로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내게 하는 ‘못하는 학생들이 보이는 구조(네거티브)’”라고 지적했다.

박지웅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도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 “학생들의 연구·학습 고취에 안 좋다고 본다. 못하는 학생을 처벌하는 것 보다는 잘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식으로 가는 게 좋다”며 “경쟁을 시키더라도 좀 더 나은 방식으로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100% 영어강의 “불가”= 100% 영어강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김정오 연세대 기획실장은 “외국인 교환학생 숫자만 1000명이 넘는 연세대도 영어강의는 30% 내외 수준”이라며 “KAIST는 이공계 학생들이 외국 저널에 논문을 쓰고 국제학술대회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경우도 많아 수요가 다르긴 하겠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지웅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100% 영어 강의는 이공계 과목은 그렇다 해도, 인문이나 교양 과목은 사실상 힘들지 않겠느냐”며 “이공계 과목에서도 영어 보다 중요한 게 ‘논리’다. 한글을 사용해서도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가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결국 논리력이 취약해서 글을 못 쓰고, 논문을 못쓰는 것이지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박주헌 동덕여대 기획처장은 “전공교육은 전달상의 효율성이 더 강조돼야 한다”며 “일률적으로 영어로 강의하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성재호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은 수강 대상과의 ‘합의’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성 기획조정처장은 “KAIST의 경우 이공계 소수정예란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선택권 보장’ 필요성은 있다”며 “교수나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합의 과정을 거친다면 영어강의의 방향 자체가 틀리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1-04-18 오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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